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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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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잡겠다"…국내 기업 자체 AI 반도체 총공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20 14:13

AI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삼성·SK·네이버 등 '사활'



국내 데이터센터에 먼저 적용…향후 글로벌 시장 나설 듯

이종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 인공지능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에서 ‘K-클라우드 실증사업 시범 서비스 시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토종 AI 반도체 개발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엔비디아로부터 기술 독립을 꾀해 먼저 국내 데이터센터의 반도체를 국산으로 바꾸고 이후 해외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 국내 ICT 기업 특명…"AI 반도체 국산화"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국산 AI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I 기술에 두각을 나타내온 SK텔레콤, KT, 네이버 등도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작은 전력을 들여 빠른 속도로 처리해내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즉 AI가 작동이 되려면 AI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AI 반도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핵심적인 두뇌 역할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담당했다. 다만 이들은 애초에 AI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보니,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웠다. AI 반도체는 초기 데이터 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활용되고, 이후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디바이스용으로 시장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전체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80%를 국산 AI 반도체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인데, 업계에선 토종 AI 반도체가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삼성·SK·네이버 등…직접 설계해 생산까지


우리 기업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드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엔비디아처럼 AI를 직접 설계하거나, 설계된 AI 반도체를 양산하는 방식이다. 가령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AI 반도체 설계를 진행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AI 반도체 물량을 수주해 생산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날 주최한 ‘제4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개발 중인 AI 반도체였다. 양사에 따르면 이들이 개발 중인 AI 반도체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시켰을 때 엔비디아의 솔루션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8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보였다. 양사는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를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세종에 우선적으로 접목시키고, 향후 기업 간 거래(B2B) 제품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SK그룹은 미국법인 ‘사피온(SAPEON)’을 필두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AI 기술, SK하이닉스가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미래 반도체 시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2020년 첫 국산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상용화했고, 지난달 차세대 AI 반도체 ‘사피온 X330’도 선보였다. 사피온은 AI 반도체 칩만 개발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T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총 600억원을 투자하며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KT클라우드는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를 지난 5월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NPU 인프라에 탑재해 이를 상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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