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꽃다발을 들고 만찬 회동을 가졌던 모습. 연합뉴스 |
이 전 대표가 올해 연말까지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신당을 만들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거나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포기하는 시나리오 모두 양측 대권가도에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회동 의도가 특히 주목된다.
민주당은 지난 29일 공지를 통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3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만날 예정이며, 회동이 오찬까지 이어질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결과는 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힐 계획이다.
이 대표는 29일 오후 국회에서 "조금 전에 이 전 대표와 연락이 돼서 내일 아침 만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든 우리가 통합의 기조 위에서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집이라도 찾아가 뵐까 했다"며 "여하튼 일정 조정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요구한 통합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가져가느냐는 질문에는 "얘기를 해봐야 한다.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으니"라고 답했다.
이어 "세상사라는 게 누구나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며 "한번 만나서 서로 노력을 해봐야 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명낙 회동’은 그간 현실화 가능성이 적었지만 급물살을 탔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언론사 인터뷰 중이었는데 이 대표의 전화가 와 있었다. 그래서 다시 내가 콜백을 했는데 이번에는 이 대표가 못 받았다"며 휴대전화 ‘부재중 전화’ 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찾아온다면 당연히 만날 것이다.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그간 이 대표 측 회동 요청에 ‘사진 찍기용 만남’이라면 거부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는 원론적인 협상과 통합 제스처 보다는 구체적인 조건을 먼저 제시하라는 의도로 읽혔다.
이 가운데 이 전 대표가 기존 입장에서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인 것이다.
명낙회동에 대한 시선은 이 대표가 과연 이 전 대표의 요구안을 수용하느냐에 쏠려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연말까지 이 대표가 사퇴하고 당을 통합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연말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와 각각 만나 당 분열을 수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처를 주문하며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코앞에 두고 대표직 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반대로 이 대표 사퇴 없이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포기할 가능성도 크지는 않다.
실제 옛 동교동계 출신으로 6선 의원을 지낸 고문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회동 성사 소식 직전에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신당에 대해 "민주 세력 최후의 안전판이자 제3의 선택지"라며 "내가 실질적으로 창당을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고까지 설명했다.
또 신당의 구체적 연대 범위에 대해서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쪽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 쪽은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우리를 먼저 세우고 거기에 참여하면 좋겠다"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각자 입장을 포기하려고 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대화 제스처를 취해 분열 직전 책임 소재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