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다. 양사 모두 본업인 게임 사업에 있어서는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과감하게 뛰어들었던 신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 양사는 본업인 게임에 있어서는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신사업 부문에서는 모멘텀을 찾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컴투스 그룹사 모두 게임 부문 ‘퍼블리싱’에 집중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와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나란히 게임사업 ‘퍼블리싱’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될 만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여기에 각 사의 노하우를 녹여 글로벌에서 히트작을 내겠다는 게 주된 전략이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는 전날 사내망에 올린 신년 메시지에서 "게임사업에서는 고도화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발휘해 성장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 단계 수준을 높인 ‘제노니아’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흥행 가능성이 높은 게임들을 엄선해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도 같은 날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 우수 개발사들의 게임 퍼블리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쌓아온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서비스 역량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정 대표와 이 대표가 단독 명의의 CEO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대표는 컴투스홀딩스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제노니아’의 출시를 앞둔 지난해 6월 대표직에 선임됐고,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컴투스가 이주환·송재준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주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컴투스를 대표하는 ‘간판’이 됐다.
정 대표가 컴투스홀딩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지주정책부문 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계열사 리스크관리를 진행한 ‘전략통’이라면, 이 대표는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 게임기획실장과 컴투스 제작본부장 등을 역임한 개발자 출신 CEO다.
◇ ‘돈 먹는’ 신사업, 처방은 달라…컴투스홀딩스는 ‘확대’ 컴투스는 ‘재정비’
사실 양사의 실적 걸림돌은 게임이 아닌 신사업 분야다. 컴투스홀딩스는 게임 플랫폼 사업과 웹3 사업을, 컴투스는 영상과 케이팝 등 미디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플랫폼 사업 연간 매출액으로 8억원을 제시했고, 웹3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수익을 거두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컴투스의 올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 영업익 181억원을 기록했지만, 미디어 자회사 실적이 포함된 연결기준으로는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신사업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처방은 서로 다를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홀딩스는 어렵게 시작한 웹3 사업이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만큼 더 큰 목표를 향해 시너지 확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반면 컴투스는 미디어 사업에 있어 냉철하게 시장을 분석하는 등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녹록지 않은 시장환경과 제반 비용의 증가 등으로 기대만큼의 결실을 못 내고 있다"면서 "지난해 치열한 경쟁 속에 부진을 겪었던 미디어 부문은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