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오른쪽부터)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퇴원을 전후로 잠시 멈춰 섰던 제3 세력 통합 논의가 재차 본격화하고 있다.
기호 3번 확보와 합당 뒤 지지율 전망 등 현실적 요소에 대한 고려부터, 가치 지향과 의사 결정 구조 등 본질적 접근까지 다양한 소재가 논의 테이블에 오르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궁하면 통한다"라며 제3지대 빅텐트론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현재 원내 제3당인 정의당 의석(6석)을 기준으로 "7석을 무조건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지지율은 15% 이상"이라고 말했다. 의석수에 따라 부여되는 기호에서 앞 순을 확보하고 확고한 제3당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찍어도 사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드리려면 기호 3번으로 뭉쳐야 된다"며 "기호 3번으로 모여야 된다는 것은 합당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합당하지 않으면 기호 3번에 다 모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칙과 상식’ 멤버인 이원욱 의원도 험지 출마와 불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빅텐트론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우리 원칙과 상식 세 명 의원들의 가장 큰 장점은 마음을 비웠다는 것"이라며 "당을 성공시키는 데 있어서 출마하라면 출마하고, 험지 가하면 험지 가겠다. 출마하지 말라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신당부터 모든 사람이 다 들어와서 한번 같이 논의해 보자"면서 "이것이 빅텐트를 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측 역시 ‘빅텐트’라는 기본 방향성에 적극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계로 분류되는 신경민 전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빅텐트가 현실적으로 힘이 있는 것은 확실하게 상식 아니겠나"라며 "밥 먹으면 배부르다는 것하고 똑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진짜로 국힘당 정강정책이나 민주당 정강정책이나 대동소이하다"며 "9개가 다르고 하나만 같아도 우리는 같이 간다 이렇게 얘기한 분이 있다. 근데 9개가 비슷하다. 하나 내지는 하나 미만이 조금 다른 건데 그 차이는 조율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보수정당 출신인 이준석계에서는 단순 합당에 따른 지지층 이탈 우려도 나온다.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조 의원과 같은 방송에 뒤이어 나와 "어느 정도의 합칠 필요성이 있다는 거 중요하다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어떻게 합치느냐가 중요하다. 사실은 시너지가 안 나는 연대라면 저희가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서로가 뜻이 잘 안 맞고 명분이 있게 같이 안 한다면 저는 오히려 그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거라고 본다"며 "각자의 지지를 지키는 데 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각자 신당을 유지했을 때 지지율 합산이 통합 정당 지지율 보다 유의미하게 하락한다면 통합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는 "저희는 과거의 사례들로부터 반면교사를 좀 세게 삼으려고 하고 베스트 컨디션으로 아주 좋은 모습으로 이 논의들이 이루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과거 이준석 전 대표가 참여했던 바른미래당 사례 등을 시사하기도 했다.
결국 각 세력 교집합과 여집합이 관건인 가운데 주요 ‘공통분모’로는 중도·청년층에 소구하는 정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탈당 배경으로 "2030 세대들은 지지할 정당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며 "그런 것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청년층 주요 갈등 소재인 젠더 이슈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다소 선명하다.
천 위원장은 "남성에 대한 일부 역차별이나 아니면 전장연의 어떤 부당한 행태가 있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입장에서 ‘그건 건드리지 맙시다’라는 입장이 있는 것이고 반대로 저희는 ‘아무리 사회적 약자라고 하더라도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게 있으면 지적할 수 있어야 된다. 그게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여기는 태도’라고 보는 것"이라며 "여성, 남성의 문제에 대해서도 민감하다고 정치인이 빠지지 말고 국민들끼리 키보드 배틀 하면서 싸우도록 하는 게 정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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