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영양제. |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는 16일 회의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소규모로 개인 간 재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건기식 판매업을 하려면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개인 간 재판매도 신고가 필요한 영업에 해당해 신고 없는 개인 간 재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인 간 거래가 활성화하며 개인 간 건기식 재판매를 금지하는 현행 규제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세계 기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규제심판부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지난해 기준 6조 2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직접 구매하거나 선물로 주고받으며 먹지 않는 건기식이 쌓이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하려고 올리면 ‘금지·불법’에 해당한다며 제한된다.
규제심판부는 국민 불편 해소 차원에서 건기식 개인 간 재판매 금지 규제 허용을 논의해 왔다. 다만 개인 간 재판매 허용 시 유통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주무 기관인 식약처도 개인 간 건기식 재판매를 허용하면 유통 관리가 어려워지고 정확한 효능 정보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부정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규제심판부는 현행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이후 20여년 간 환경이 많이 변했고, 현행 규제에 개인 간 재판매를 막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판단했다.
규제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영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동종의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으로, 소규모 재거래는 영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건기식은 대부분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소비기한도 길게 설정돼 있으며, 온라인 판매가 이미 보편화된 점을 고려하면 안전·위해 우려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개인 간 건기식 재판매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규제 수준과 차이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규제심판부는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에 한해 건기식의 개인 간 재판매를 허용하도록 식약처에 권고하면서, 구체 방안을 올해 1분기 내 마련하고 1년간 시범사업부터 실시한 뒤 제도화하도록 했다.
허용 기준과 관리 방안 등은 식약처가 업계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안전성 문제와 이에 따른 책임 소재 판단, 소규모 판매에 대한 관리 어려움 등 우려도 이어진다.
특히 건기식 성분과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 간 충돌이나 성분 중복 등도 발생할 수 있고, 유산균 등 주로 냉장 보관 되는 제품이나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는 제품 등의 품질 관리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식약처 대안 마련 내용과 시범 사업 결과에 따라 구체적 허용 범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