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등에 올해 이차전지주가 대거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올 들어 이차전지株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전기차(EV) 시장 성장세 둔화 등으로 4분기 실적 쇼크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고 1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이차전지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지난 17일 4630.38로 지난 2일 대비 14.64%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지수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1월 주요 이차전지 종목 주가 등락률 | |||
종목명 | 18일 종가 | 2일 종가 | 등락률(%) |
LG에너지솔루션 | 390,500원 | 429,500원 | -9.1 |
POSCO홀딩스 | 422,000원 | 488,000원 | -13.5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 33,650원 | 41,500원 | -18.9 |
삼성SDI | 376,500원 | 467,000원 | -19.4 |
에코프로 | 585,000원 | 638,000원 | -8.3 |
에코프로비엠 | 289,000원 | 283,500원 | 1.9 |
엘앤에프 | 201,500원 | 205,500원 | -1.9 |
포스코퓨처엠 | 284,500원 | 352,000원 | -19.2 |
*자료=한국거래소 |
주요 종목별로는 포스코퓨처엠이 올 들어 19.2%가 하락했고 삼성SDI도 19.4%가 하락하는 등 하락폭이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포스코홀딩스(-13.5%), LG에너지솔루션(-9.1%), 에코프로(-8.3%), 엘앤에프(-1.9%) 등도 낙폭이 컸다.
특히 에코프로는 약 2개월 만에 60만원선이 붕괴됐다. 지난 17일 59만50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지난해 11월1일 이후 처음으로 60만원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이날 주가가 더 하락하면서 58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40만원선이 깨지면서 시가총액이 91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2일 100조503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열흘 만에 10조원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 하방 압력을 키웠다.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12거래일간 기관은 에코프로를 총 13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35억원을, 포스코퓨처엠은 1129억원을 팔아치웠다. 최근 코스피가 2500선을 하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이차전지 종목들의 반등 가능성은 더욱 낮게 점쳐진다.
뿐만 아니라 2차전지 업체들의 4분기 실적 쇼크 전망과 함께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세 둔화역시 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338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3% 감소했으며 컨센서스보다 42% 밑도는 수준이다. 엘앤에프도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확대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780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영업이익 69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도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은 엘앤에프의 4분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부진할 전망"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으로 대부분 소재 업체들이 출하량 쇼크를 겪을 것으로 추정되고 특히 양극재 업체의 경우 리튬 가격 급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2024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이차전지 업종은 지난해와 달리 험난한 성장통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이 지난 2~3년간 탄소중립이라는 대의적 명분 아래 정부의 EV 보조금 지원 정책 속에서 비교적 순탄한 온로드(On-Road)의 길을 지나왔다면 올해는 험난한 성장통의 오프로드(Off-Road) 구간이 예상된다"며 "올해도 산업 성장세는 지속되지만 그 기울기는 전년 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