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국 청와대 전 민정수석.연합뉴스 |
이는 법원이 ‘하명수사’ 등 선거 개입 실체를 인정한 지난해 11월 1심 선고 이후 50일 만이다. 당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핵심 당사자들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18일 "기존 수사 기록, 공판 기록 및 최근 서울중앙지법 판결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울산경찰청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후보자 매수 혐의 부분에 관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재기수사를 명령했다.
재기수사 명령은 상급 검찰청이 항고나 재항고를 받아 검토한 뒤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했을 때 다시 수사하라고 지시하는 절차다.
서울고검 결정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당초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공공수사2부(정원두 부장검사)에 사건을 배당했다.
수사 대상은 임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이광철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 송철호 전 울산시장, 송병기 울산시 전 경제부시장 등 5명이다.
임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은 송 전 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내 경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단독 공천 받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송 전 시장 경쟁자였던 임동호 민주당 전 최고위원과 심규명 변호사 등에게 다른 자리를 제안하면서 경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것이 의혹 골자다.
조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 등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이들 의혹과 관련해 2020년 1월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이듬해 4월에는 이진석 청와대 전 국정상황실장을 추가 기소했으나 임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에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송 전 시장 캠프에서 경쟁 후보자 매수 관련 전략이 수립·실행된 정황이 있다면서도 이들이 개입했다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하명수사 의혹에도 민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첩보 전달 과정 등에 관여한 사실이 있으나 조 전 수석 등이 관여했다고 단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다만 검찰은 당시 임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의 후보자 매수 의혹, 이 전 비서관 하명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 불기소 이유서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적시했다.
조 전 수석 하명수사 관여 혐의에도 "김기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을 알고 있던 정황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국민의힘은 2021년 4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비판하며 임 전 실장 등에 대한 항고장을 제출했다.
서울고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제시된 증거 등을 토대로 항고 내용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재판이 장기화했고 법원은 첫 공소 제기 후 3년 10개월이 지나 "수사를 청탁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고검도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경쟁 후보자 매수 의혹으로 유일하게 구속된 한병도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에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