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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 당한 디샌티스까지…"트럼프 지지" 줄 사퇴, 헤일리 완주=선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2 08:35
USA 2024 ELECTION NEW HAMPSHIRE PRIMARY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EPA/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세론 앞에 경쟁 후보들 줄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남은 대항마는 니키 헤일리 유엔 전 대사로 압축됐지만, 완주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21일(현지시간) 후보를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오늘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사퇴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다수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트럼프는 현직인 조 바이든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면서 승자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난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앙금’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당초 ‘리틀 트럼프’로 불린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유사한 극우 노선을 밟으며 공화당 내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

특히 2022년 11월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압도적 득표로 재선해 대권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한때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 ‘트럼프 대항마’로 관심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DeSantis)’와 ‘신성한 체하다’라는 뜻의 ‘샌티모니어스(sanctimonious)’를 합쳐 ‘디샌티모니어스’라는 멸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는 ‘리틀 트럼프’로 명성을 끈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지율 상승 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묘사했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 노선은 비슷하면서 그의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뚜렷한 메시지와 선거 전략 등을 내지 못한 채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이날 사퇴는 1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 해소가 요원한 가운데,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3위 헤일리 전 대사와의 역전이 유력한 상황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더 나은 결과를 얻을 방법이 있다면 더 많은 선거운동과 더 많은 인터뷰 등 무엇이든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승리할 확실한 길이 없다면 우리 지지자들에게 그들의 시간과 자원을 기부하라고 요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구도로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됐지만, ‘성적표’를 급격하게 향상시키지 못할 경우 더 큰 사퇴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 소구력이 높은 헤일리 전 대사에게 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투표하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최대 이벤트’로 평가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이면서 그를 상대로 선전하거나, 심지어는 승리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오와에서 적잖은 득표력을 증명한 주자들이 잇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하면서 ‘득표 분산’에도 불리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퇴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당시 21%가량을 득표했었다. 그에 앞서 8%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비벡 라마스와미와 0.2%를 득표한 애사 허친슨 아칸소주 전 주지사 역시 경선 하차를 선언했다.

특히 라마스와미는 대표적인 친 트럼프 주자로 활동해왔으며, 사퇴할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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