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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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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는 옛말"…수도권 아파트 분양가, 시세보다 비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2 15:36

‘강남3구’ 외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 매매가 대비 252만원 ↑



분양시장 가격 경쟁력 없어지자 지난해만 청약통장 가입자 77만명 ↓



전문가 “분양가 조정 쉽지 않아...분양시장 당분간 얼어붙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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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시세를 앞지르며, 가격 경쟁력이 없어진 분양시장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아파트 단지 건축 현장.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가 실행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에서 새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매매가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잇다. 고금리·경기 침체에 가뜩이나 힘겨운 아파트 분양시장의 앞날에 더욱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3508만원으로 전년(3476만원)에 비해 32만원(0.9%), 2년 전(2799만원)보다 709만원(25%)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021년 4277만원, 2022년 4130만원, 지난해 4025만원 등으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평균 분양가의 격차는 2021년 평당 1478만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654만원, 지난해에는 517만원 등으로 2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아직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아직 시세를 앞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분상제)가 실시되고 있는 강남3구를 제외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지난해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3505만원으로 전년(3442만원) 대비 63만원(1.83%), 2년 전(2549만원)에 비해서는 956만원(37.5%) 급등했다. 반면 동일 지역 평당 평균 매매가는 2021년 3506만원, 2022년 3276만원, 지난해 3253만원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즉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아파트는 새 아파트의 평당 평균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보다 비싸졌다는 것이다. 2021년 평균 매매가보다 957만원 낮았던 평균 분양가는 2022년 시세를 추월했다. 평균 분양가와 매매가의 격차는 2022년 66만원에서 지난해에는 252만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과 함께 수도권으로 묶이는 경기·인천 등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지역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1867만원으로 2022년(1578만원) 대비 18.3%(289만원)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당 지역 평당 평균 매매가는 1787만원에서 1710만원으로 4.3%(77만원) 하락하며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했다. 이에 따라 2022년 평균 매매가 대비 209만원 저렴했던 경기 지역 평당 분양가는 지난해 시세보다 157만원 비싸졌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인천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1713만원으로 평균 매매가(1393만원)보다 320만원 높았다.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시세를 앞지른 데에는 공사비 급등·부동산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원자재 가격, 인건비, 금융비용 변동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크게 올라 분양가를 끌어 올렸다. 여기에 부동산시장 침체로 기존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역전 현상을 일으켰다.

소비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분양시장 장점으로 꼽히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자 내 집 마련에 필수로 여겨졌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61만3522명으로 2022년 12월 말 2638만1295명 대비 76만7773명 감소했다.특히 가입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22년 6월(2703만1911명)에 비해 141만8389명이 줄어들며,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분양시장이 당분간 얼어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매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할 수 있지만 분양가의 경우 주변 집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내릴 수 없다"며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분양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진 것이 맞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더욱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분양가 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분양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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