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 제1본점.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DGB금융그룹이 올해 변화의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조만간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가운데 DGB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9일 차기 회장 롱리스트 후보군을 선정했다. 지난 9월 회추위를 개최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회추위는 향후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2월 중 숏리스트 후보군을 선정한 후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3월 말 주주총회 한 달 전에서는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 회장 선임 안건을 승인받아야 해 2월 말에는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롱리스트 후보자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내외부 후보자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8년부터 DGB금융을 이끌었던 김태오 회장은 용퇴 의사를 밝혀 새로운 회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내부 출신으로는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이, 외부 출신으로는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황 행장은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한 정통맨으로 지난해 대구은행장에 취임했다.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은 2018년 DGB금융의 차기 회장 선정 당시에도 유력한 외부 출신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어 DGB금융과 대구은행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내부 출신 인물이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반면 지금까지의 대구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으로 모습을 바꿔야 하는 만큼 외부 금융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외부 출신 인물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약 6년 만의 CEO 교체와 함께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예정돼 있어 DGB금융의 변화가 속도감 있게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 2차 정례회의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위한 심사 기준 등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다음 달부터 인가 심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위 판단에 따라 이르면 올해 1분기 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차기 회장 선임과 시중은행 전환이 곧바로 이뤄지면 DGB금융이 조직을 재조직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황 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차기 행장을 뽑을 시간도 부족하다. 이에 따라 황 행장이 DGB금융 회장과 대구은행장을 한시적으로 겸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 행장을 선임할 때 CEO(최고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뽑는데 특히 DGB금융은 절차가 까다로워 시간이 걸린다"라며 "경영 연속성을 위해서라면 회장·행장의 겸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조직 정비를 통해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대구은행에서 불법 증권계좌 개설 사고가 확인된 후 시중은행 전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는데,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만큼 대구은행은 이달 중순 새로운 내부통제혁신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도 추진한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고객중심 조직, 금융환경 변화 대응, 내부통제 강화를 방향성을 잡고 1급 본부장 제도 도입, 공공금융그룹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이 되더라도 곧바로 영업력을 확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수도권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