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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먹구름인데...' 신한지주 주주들은 왜 안도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30 06:00

신한금융 균등배당 정례화, 4대지주 중 유일

매분기 안정적 성과-지속가능 자본정책 자신감

총주주환원율 역대급 기대, 내달 8일 실적발표

올해 균등배당-자사주 소각 탄력적 운용 무게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주요 지주사들의 실적 부진 속에도 안정적인 배당 정책으로 주주들과 동맹 관계를 강화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가 상생금융 비용 인식,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작년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은 지주사 중 유일하게 '균등배당'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균등배당은 매 분기 동일한 금액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분기 실적마다 배당 규모가 달라지는 다른 지주사들과 차별화된다. 신한지주의 이러한 배당 정책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진옥동 회장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 '실적 및 배당 불확실성' 신한금융은 예외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다음달 8일 2023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을 포함한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4분기 상생금융 비용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적립, 희망퇴직비용 반영 등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순이익이 감소하면 배당도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산배당금 규모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은행들이 배당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 한 주당배당금을 줄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지만, 이 역시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매 분기 균등한 금액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균등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배당금 525원을 지급한 뒤 2분기와 3분기에도 같은 금액을 지급했다. 이변이 없는 한 4분기에도 525원의 배당금을 결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신한금융 주당배당금 및 자사주 소각 규모.(자료=신한금융)


은행지주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는 가운데 신한지주처럼 실적 규모와 관계없이 매 분기 꾸준하게 동일한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금융지주 주가는 배당 기대감으로 연말에 올랐다가 연초에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균등배당을 실시하게 되면 주주들은 꾸준한 현금을 받을 수 있어 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즉 균등배당은 배당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와 신규로 투자하는 주주들에게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다.


◇ 실적 안 좋을 때 빛 보는 '균등배당'


신한금융의 ‘균등배당’ 정책은 매 분기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가 맞물린 결과물로 해석된다. 1분기 배당금을 결의할 때 연말까지 각종 외부 변수와 순이익 규모를 추정해야지만 동일한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균등배당은 회사의 실적이 둔화될수록 일종의 주가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더욱 빛을 발하는 구조다. 이 회사가 지난해 균등배당 정례화와 함께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후 소각을 실시한 점을 고려하면 총주주환원율은 33~35%대로 2022년(30%)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역대급 규모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옥석가리기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하고, 단기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한 후 남은 재원을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면서 은행주의 주주환원율이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순이익이 크게 늘거나 균등배당 실시로 주당배당금이 거의 확정된 KB금융, 신한지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은행이 잘해야 DPS가 유지되거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 올해 균등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 '운용의 묘' 주목

올해도 신한금융의 주주 중심 자본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지주사들의 실적에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상황이다.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가계대출 규제, 상생금융 비용 반영 등으로 신한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신한금융은 올해 연간으로 균등배당 정책을 지향하면서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균등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두고 ‘운용의 묘’를 발휘하면서 중장기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균등배당은 단기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전체 주식 수를 줄여 1주당 가치를 올린다는 측면에서 장기 투자를 독려하는 방법"이라며 "주가 흐름과 안정적인 배당 정책, 단기와 중장기 투자자 등 어느 쪽에도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균등배당은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시의 적절하게 시장, 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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