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체라 CI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인공지능(AI) 전문업체 알체라 소액주주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상장 당시 예상한 것과 달리 해가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며 외부자금 수혈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 대표이사이자 주요 주주가 지분을 대거 매도해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상장사 알체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40원(0.49%) 하락한 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체라의 하락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상장 당시 3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2021년 장중 최고가인 4만4703만원까지 올랐지만, 약세를 거듭해 작년 1월 6500원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다시 반등해 1만5820원까지 도달했으나, 다시금 내리막을 타 현재에 이른다.
계속되고 있는 실적 부진, 성장 부재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AI 영상인식 전문기업 알체라는 얼굴 인식, 증강현실(AR), 이상 상황 감지, 데이터 사업 4개 영역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처럼 AI 분야서 영역을 구축한 알체라는 지난 2020년 상장 때만 해도 2021년 흑자전환 후 2023년 매출 587억원, 영업익 17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타난 결과는 정반대였다. 2020년 매출액 46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한 후 2021년(매출 100억원·영업손실 111억원), 2022년(매출 111억원·영업손실 169억원)까지 더딘 성장을 보인 것이다. 작년 연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41억원, 영업손실 168억원을 기록해 사실상 역대 최악의 실적이 확실시된 모습이다.
적자가 계속되며 외부자금 조달을 자주 실시하고 있지만 이 부담도 고스란히 주주들에 전이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약 49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2022년에는 304억원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CB의 경우 오는 8월 30일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 전환가액은 2만3415원으로 발행 당시 주가 약세의 원인이 됐다. 또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져 발행된 신주에 주주가치가 대거 희석됐다.
작년 9월경에도 알체라는 5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해 논란이 일었다. 이 자금조달 목적에는 채무상환을 위한 193억원이 포함돼 있었는데 사실상 회사가 빌린 자금을 신주발행을 통해 주주들의 자금으로 갚겠다는 의미여서 주가에 재차 부담이 가해질 우려가 컸다. 이후 금융감독원에서 수 차례 보완을 요구하며 통과시키지 않아 사실상 백지화된 상황이나 소액주주들에게 달가울 리 없는 소식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주주들의 블록딜 우려가 커진 점도 문제다. 과거 실적 개선을 호언장담했던 김정배 전 알체라 대표의 경우 지난 26일 정규 장 마감 후 시간외매매로 보유 중이던 197만3952주 중 62만5000주(약 51억원)를 대거 매각했다. 이로 인해 다음 거래일이었던 29일 알체라의 주가는 1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더불어 알체라 경영진과 주식 공동보유를 약속했던 스노우의 보유 지분 11.73%도 불안한 상황이다. 이 공동보유 약정은 작년 12월 21일에 연장 없이 마무리됐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매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알체라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의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개인 사유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작년 추진했던 유상증자는 무기한 연기 중이며,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없고 2월은 넘어야 일정이 다시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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