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스타 정치인들이 이른바 '한강 벨트'에 몰리며 '험지'와 '희생'을 강조하자, 절대 열세로 평가 받는 지역 예비후보 가운데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관악갑 예비후보인 유종필 전 당협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서 잘 나간다는 스타급 전·현직 의원들이 험지 간다면서 고작 몰리는 곳이 서울 중심지 한강 수변무대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한강 수변무대가 험지라면 경기도 경계 지역인 관악, 금천, 강북, 노원 등은 험지도 못 되는 사지(死地)라는 말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살아오면 활지(活地)요, 못 살아남으면 사지가 될지언정 지레 겁먹고 험지라거나, 속으론 좋아서 가면서 희생이라도 하는 양 험지라는 말은 그만 쓰는 게 좋겠다"고 꼬집었다.
유 전 위원장 언급은 최근 인지도가 있는 여권 인사들이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마포와 성동 지역에 잇따라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마포갑에는 이용호·조정훈·최승재 등 현역 의원 3명에 신지호 전 의원까지 4파전 체제가 형성됐다.
중구·성동을에는 이혜훈 전 의원에 이어 하태경 의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전 장관이 줄줄이 출마를 선언했다. 아울러 중구·성동갑에는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마포갑, 중구·성동갑, 중구·성동을은 현재 현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점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 입장에선 어려운 지역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다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험지'로 분류하기도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포갑 현역은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고, 지난 18대 총선 때 강승규 대통령실 전 시민사회수석이 당선된 적이 있어 여당 탈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구·성동갑과 중구·성동을은 민주당 우세 지역이지만 성동구 갑·을로 선거구 획정이 다시 이뤄지면 성동을이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구·성동을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3%p가량 많았으나 성동을만 떼놓고 볼 경우 국민의힘이 오히려 3%p가량 앞섰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들 지역구를 종로구·중구와 성동구 갑·을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