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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역성장, 주주들은 성장’...하나금융지주는 왜 선방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02 06:00

실적발표 직후 주가 7% 급등, 장중 신고가
하나증권 적자전환...하나은행 ‘맏형’ 입지 굳건

영업력 ‘이상 무’...올해 실적개선 기대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주주환원 확대 호평

하나금융

▲하나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오히려 시장에서는 안도감이 커지고 있다. 충당금 적립, 상생금융 등 금융당국과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주주환원 규모는 확대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하나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이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여전히 투자 매력도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발표 직후...하나금융, 52주 신고가 경신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은 전일 대비 8.79% 오른 5만20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만2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주가 강세는 작년 하나금융 실적이 역성장 했음에도 견고한 이익 체력과 주주환원 확대에 시장이 호평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 3조45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작년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조73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영업력은 이상이 없음에도 비경상적인 비용 인식으로 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해 충당금 등 전입액 총 1조7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1%(4998억원) 증가했다. IB평가손실 2670억원, 충당금 적립 2294억원, 상생금융 2041억원, 특별퇴직 45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대거 반영된 점도 순이익에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특별퇴직을 작년 12월로 앞당겨 실시하면서 추가적인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1월과 12월 총 2회의 특별퇴직비용을 함께 인식했다.


하나증권이 작년 연간 당기순손실 2708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점은 그룹의 비은행 부문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하나증권의 적자 역시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실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240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반영된 손실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이와 달리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3조4766억원을 기록하면서 명실상부 '맏형'의 입지를 다졌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비용 요인이 지배한 실적이었지만 일부는 선제적 의미를 지니고, 일부는 기저효과를 만들어 2024년 연결순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 하나금융의 연결순이익은 기존 전망치와 같이 2023년 대비 10.1%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자사주 매입·소각 계속...총주주환원율 35% 기대

하나금융 주주환원 확대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순이익 감소에도 주주환원을 확대했다. 사진은 하나금융 주주환원율 추이.

특히 시장은 하나금융이 순이익 감소에도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한 점을 주목했다. 하나금융은 기말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포함해 작년 연간 보통주 1주당 34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연간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1%포인트(p) 오른 28.4%였다. 이 회사가 지난해 초 실시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을 고려하면 2023년 회계연도의 총 주주환원율은 32.7% 수준이다. 나아가 하나금융은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연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기로 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35%를 상회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회사의 독과점 행태를 거듭 지적하고 있고,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충당금 적립을 강하게 주문하는 가운데 작년 순이익이 줄어든 것이 오히려 하나금융에는 '득'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금융사들의 호실적이 정부의 상생금융 주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주주 입장에서 실적이 감소한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며 “그러나 하나금융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고 있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시장에서 좋게 평가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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