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한국은행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3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이날 임명된 후 취임사를 통해 “거시경제정책의 한 축인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금통위원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오름세가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대출,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제의 블록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으로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저출산·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화 등과 같이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은 이날 한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수 쪽이 여전히 좀 어려운 것 같고 역시 가계부채 문제가 큰 것 같다"며 “과거와 달리 경제의 블록화와 분절화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해 “제2금융권 중심으로 지금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 당국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서서히 풀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위원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냐'라는 질문에 “새가 참 많은데 왜 비둘기하고 매만 묻는지 모르겠다"며 “소쩍새도 있고 솔개도 있고 황조롱이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봐서 상황에 맞게 여러 결정을 하는 게 낫다"며 “당장 제 성향을 모르겠다. 이분법적인 것은 제 개인 성향에도 안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예상 시점에 대해 “예측이라는 게 틀리는 게 정상"이라며 “(예측이 맞으면) 그게 신"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세계은행 상임이사를 지낸 황 위원은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동한 박춘섭 전 위원 후임으로 금융위원장 추천을 받아 이날 임명됐다.
황 위원은 박 전 위원 잔여 임기을 채운다. 퇴임은 2027년 4월 20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