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전방산업 부진이 길어지면서 수요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철강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0으로 지난달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생산수치가 하락하고 완제품 재고는 증가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수급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조강생산량이 전년 대비 0.9% 줄었으나 여전히 수요를 상회하는 까닭이다.
특히 인도의 조강 생산량은 1억3000만t으로 9.5% 확대됐다. 인도 정부는 이를 2030년 3억t로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튀르키예 등 신흥국도 생산량을 전년 대비 늘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출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철강 수출이 전년 대비 0.7% 하락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수출 채산성 개선 여부에 대한 질문에서는 28.0%가 '악화', 52.0가 '전년과 비슷'이라고 응답했다. 탄소중립 등을 위해 전기로를 늘린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 5일 철광석값이 t당 142.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10월말부터 원가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탄소강 판매량이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은 판재류·봉형강 제품 스프레드 하락을 겪고 있다. 국내 철근 유통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 열연값도 정체된 탓이다.
업계는 자동차·조선용 후판값 인상으로 숨을 돌린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2월 1~10일 자동차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3% 감소했다.
조선용 후판은 지난해 하반기 가격이 인하된 만큼 인상 명분이 있지만, 조선업계가 쉽사리 양보할 가능성은 낮다. 자국 수요 부진 및 통화 약세로 중국·일본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중국 양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면서도 “철광석값이 하향 안정화되는 중으로,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