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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는 지금]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첫 주총, 이사회 구성 관전포인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15 06:00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포진, CEO 감시 의무 수행
이사진 상당수 금융업 전문가...경영 자문 역할 기대

소비자보호 전문가 등 사외이사진 ‘추가 영입’ 가능성
포스증권 인수 추진, 이사회 의중 주목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올해 최고경영자(CEO) 승계와 이사회 운영현황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금융지주, 은행 이사회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그룹의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지주 내 그 어떤 기구보다 중요한 곳이다. 경영진이 건전성, 고객 보호 등에 소홀하지 않도록 통제, 감독하는 한편 금융회사가 나아가야 할 경영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금융지주 이사회의 특징, 개선점 등을 조명해본다.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우리금융 이사회 전반에 어떠한 변화를 꾀할지 주목된다. 임 회장은 지난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분리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공을 들였다. 임 회장은 앞으로 현재 금융업에 집중된 이사회 구성원을 소비자보호, 디지털 등으로 다양화하고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 체계는 국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에서 가장 진일보한 모델로 꼽히는 만큼 이러한 강점은 살리고, 전문성, 다양성 등은 보완하는 식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연임 가능...'금융권 전문가' 포진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사외이사 6명 가운데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인물은 윤인섭, 정찬형, 신요환, 송수영 등 총 4명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임기는 6년이기 때문에 4인 모두 연임이 가능하다. 윤인섭 이사는 2022년 1월 최초 선임됐으며, 정찬형 이사는 2019년 1월, 신요환 이사와 송수영 이사는 각각 2022년 1월과 3월 사외이사로 발탁됐다.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의 특징은 과점주주 체계, 금융업 전문성으로 요약된다. 우선 우리금융 사외이사 5인은 IMM,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푸본그룹, 유진PE 등 우리금융 지분 20.7%를 보유 중인 전략적 투자자가 발탁한 인물이다. 송수영 이사만 유일하게 우리금융지주가 추천해 발탁된 사외이사다.




과점주주 체계는 소유 지분이 분산돼 있어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에서 가장 선진화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외이사 상당수가 주주들이 추천한 이사진이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 방향이 주주의 이해를 해칠 소지가 있거나 법적, 절차적, 윤리적 측면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개선하도록 보다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즉 과점주주 체계는 우리금융 경영진과 독립적인 위치에서 경영진에 대한 감시, 감독, 견제, 통제의 직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상당수가 과점주주 추천 이사진이기 때문에 사외이사 한 명의 영향력이 강하지 않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현황.

여기에 우리금융 이사진의 대부분이 금융권에 잔뼈가 굵은, 전현직 금융업 종사자라는 점도 우리금융만의 장점이다.


일례로 윤인섭 이사는 KB생명 대표이사 사장,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한국기업평가 총괄 대표이사 등을 지내며 금융(보험), 회계(재무)에 능통한 인물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천한 사외이사인 정찬형 이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윤수영 사외이사는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키움증권 부사장을, 신요환 이사는 신영증권 대표를 각각 역임했다.


지성배 이사는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금융은 다른 지주사 대비 증권, 보험 계열사를 갖추고 있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중장기 과제인데, 이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줄 수 있는 게 바로 사외이사인 셈이다.



다양성 강화 과제...포스증권 인수 놓고 이사진 의중 관심

우리금융은 현재 금융, 경제, 경영, 법률, 회계, 소비자보호, 디지털, ESG 등 총 9개 분야로 세분화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그룹의 특수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현 이사진이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사진의 전문성이 금융, 경제에 집중된 것은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최근 대기업들이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를 위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우리금융도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15명 이내의 이사로 구성하고, 이 중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 6인인 사외이사 숫자를 추가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금융이 현재 추진하는 포스증권 인수가 이사진으로부터 얼마나 동의를 얻을지도 관심이다.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할 경우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고, 온라인펀드 판매 전문회사이기 때문에 인수 후에도 우리금융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포스증권의 자기자본은 500억원대에 불과해 우리금융 이사회 입장에서는 굳이 인수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과 우리금융 경영진은) 포스증권을 인수할 경우 향후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그림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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