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9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금융지주 이사회는 지금] 신한지주, 올해 사외이사 2명 교체 무게...추가 변화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1 06:00

사외이사 9인 전원 임기 만료
성재호·이윤재 이사 물러날 듯
주요 주주 추천 사외이사 균형

‘女이사·타 분야 전문가’ 발탁 필요성
이사 담당 위원회 다른 금융사보다 적어
다양한 의견 청취...이사회 역할 강화 주력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올해 최고경영자(CEO) 승계와 이사회 운영현황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금융지주, 은행 이사회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그룹의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지주 내 그 어떤 기구보다 중요한 곳이다. 경영진이 건전성, 고객 보호 등에 소홀하지 않도록 통제, 감독하는 한편 금융회사가 나아가야 할 경영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금융지주 이사회의 특징, 개선점 등을 조명해본다.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소 2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재호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다 다른 사외이사도 일신상의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은 주요 금융사 가운데 선제적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하고, 각 이사들이 담당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를 최소화해 이사회 및 위원회 안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단순 사외이사 숫자를 늘리거나 여성 사외이사 숫자를 확대하는 등의 보여주기식이 아닌 건전한 견제기능을 통해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외이사 9명 전원 임기 만료, 최소 2명 교체 예상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전원이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 당시 임기 만료, 자진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외이사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숫자는 기존 12명에서 지난해 3월 9명으로 축소됐다.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올해 사외이사 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것은 신한금융이 이례적이다. 이 중 올해 연임이 불가능한 이사는 성재호 사외이사다. 이 회사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신한금융지주 또는 자회사 등에서 사외이사로 9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 성재호 이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신한카드 사외이사를 역임한 후 2019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연임이 불가능하다. 현 이사회 의장인 이윤재 이사는 연임이 가능하지만, 일신상의 사유로 이번 임기를 끝으로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최소 2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하게 됐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진의 색깔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9명 중 3명은 재일교포 주주 추천 인사이고, 3명은 국내외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추천한 인사다.


사외이사 전문분야 역시 경제, 금융, ESG, 법률, 글로벌, 회계, 정보기술(IT) 등으로 다양하고, 상시적인 사외이사 후보군 가운데 최소 20% 이상은 여성 후보군으로 관리한다는 기준에 따라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전체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22.22% 수준이다. 이번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성재호 이사와 이윤재 이사는 재일교포, 사모펀드 측 추천 인물이 아닌 사외이사 후보군 중에 발탁한 인물이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는 여성 사외이사이거나 소비자를 전문분야로 하는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 사외이사진 가운데 경제, 글로벌, 법률 전문가가 상당수 있는 만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이사진을 선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현황.

이사회 역할 글로벌 은행 수준으로...“CEO-이사회 철저히 분리"

2010년 은행권 최초로 여성 이사회 의장을 발탁하고, 각 이사들이 담당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도 최소한으로 유지해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인 점도 신한금융만의 특장점이다. 신한금융은 이사회 내 위원회 총 7개 가운데 각 이사들이 담당하는 위원회 수는 평균 3.2개로 타 금융사(4.5~5.4개)보다 적어 이사진이 이사회 및 위원회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주요 은행의 흐름과도 부합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규정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들은 사외이사 1인이 소관하는 위원회를 1~3개로 최소화하고 있다. 소관 위원회가 적다는 건 그만큼 각 이사들이 안건 검토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현 사외이사진 대부분이 전임 회장 당시 선임된 인물인 만큼 현 회장 체제에서 사외이사진을 큰 폭으로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주총은 지난해 3월 진 회장 취임 후 첫 주총인데다 이미 작년 3월 사외이사를 모두 연임시킨 전례가 있기 때문에 기존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일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신한금융은 경영진과 이사회사무국을 분리, 독립 운영한다는 원칙을 스스로 어긴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나 신한금융은 과거 전체 사외이사 중 재일교포 추천 사외이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금융업에 해당되지 않는 이력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사항을 전달받은 바 있다. 이후 신한금융은 재일교포 추천 인사를 3분의 1로 유지하고, 재일교포 추천 사외이사진도 경제, 법률, 회계, 글로벌 등으로 세분화하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복합적인 전문성을 보유한 이사를 선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전임 회장 당시 선임했던 사외이사라는 이유로 이사진을 대거 교체하는 것은 경영진 견제 기능이라는 이사회 본연의 역할과도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 내 담당 위원회에서 관리해야할 부분"이라며 “건전한 지배구조, 의사결정 합리성 제고는 이사회 사무부서가 독립적으로 지켜야나가야할 대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신한지주 이사회는 독립성 유지, 강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주총 역시 해당 노력의 연장선상으로) 경영진의 변화와 무관한, 다양한 후보군 검증을 통해 경영진의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