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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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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 수익 급감…총선 후 ‘제2의 태영 사태’ 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5 14:46

올해 국내 주요 건설사 상각전영업이익 4.1%

원가율 공사비에 반영 안돼...시공사 수익성 악화

전문가 “전망 불투명, 경제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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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김다니엘 기자

올해 국내 주요 건설사의 수익 창출 능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4월 총선 이후 '제2의 태영건설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 EBITDA 4.1% 그쳐


5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올해 국내 주요 25개 건설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4.1%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법인세·이자 비용·감가상각비 등을 제거하기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EBITDA 마진율은 매출액에서 EBITDA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 지표가 낮다는 것은 건설사들의 매출 성장성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시장 활황기였던 2019년~2021년 EBITDA 마진율은 연평균 7.2%에 달했지만, 하락세에 들어선 2022년에는 5.1%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3.9%까지 떨어졌다. 한기평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전망에는 경기 침체 및 고금리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며 분양가 상향이 어려워진 것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 물량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6만2489가구) 대비 1.99%(1266가구) 늘어난 6만3755가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방 미분양 주택은 전월(5만2458가구)에 비해 2.2%(1137가구) 증가한 5만3595가구로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로 6개월 연속 늘며 37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PF 문제 여전


여기에 더해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축소로 인해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부담이 늘어난 것 또한 이러한 전망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주택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PF 자금조달 금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 또한 제2의 태영건설 사태를 예상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PF 관련 유동화증권(PF-ABCP·PF-APSTB) 발행 금액은 한 해 평균 18조2499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18조3581억원에 달했다. 이는 직전 3년(2018~2020년) 평균 발행금액(7조9577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인건비,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하며 원가율이 높아졌지만 이러한 인상이 공사비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시공사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64% 성장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6.6%에서 4.15%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 및 지방건설사들은 미분양에 따른 PF 우발채무 리스크까지 겹치며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는 오는 4월 17개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건설업계에 위기상황이 닥친 것은 맞지만 정부가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경제 위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실물 경제에 어느 정도 파급을 가져올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이 지난번 태영건설 사태까지 커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과거 레고랜드 사태와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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