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사들이 주주총회 일정과 안건을 공시하며 사외이사 선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중 아직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NH농협금융지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이달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 취임에 따라 농협금융 임원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외이사 변화에도 입김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사외이사 7명 중 4명의 사외이사가 이달 31일 임기를 마친다. 남병호, 함유근, 서은숙, 하경자 사외이사가 대상이다. 비상임이사 자리도 비어있다. 지난 2월 임기를 앞두고 사표를 제출한 안용승 전 비상임이사가 물러난 후 아직 새로운 인물이 선임되지 않았다.
농협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회장·부사장), 비상임이사 1명, 사외이사 7명 등 총 10명으로 이뤄진다.
농협금융의 경우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라 사외이사는 6년 이상 재직할 수 없다. 또 지주와 계열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합해 9년 이상 재직이 불가능하다.
아직 최장 임기는 많이 남았지만 농협금융이 그동안 사외이사에 2+1 임기를 적용해 최장 3년의 임기를 부여해 왔던 만큼 남병호, 함유근 사외이사는 교체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2년 임기 후 1년 임기를 부여받아 이달 총 3년의 임기를 채운다. 서은숙, 하경자 사외이사는 2년의 임기만 수행했다.
이번 농협금융 이사회의 관건은 농협중앙회장 교체에 따른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농협중앙회 제25대 회장에 강호동 당시 경남 합천군 율곡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새로운 중앙회장의 등장은 농협금융에도 영향을 미친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독립 경영을 보장해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농협중앙회장과 가까운 조합장이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로 선임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임이사는 형식적으로는 농협금융 회장의 추천을 받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앙회장의 의견이 반영되는 셈이다. 새로운 비상임이사에 강호동 회장 측근이 내정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상임이사 후보로 추천을 받으면 농협금융 이사회에서 자격 검증 절차를 거친 후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특히 비상임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최고경영자(CEO), 사외이사 등 임원진 선임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농협금융 이사회 구성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여성 사외이사를 증원하는 등의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협금융도 금감원의 모범관행을 참고해야 하는 상황인데, 당장 신임 중앙회장 취임에 따른 이사회 변화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농협금융 주주총회는 통상 3월 말 개최된다. 단 올해는 3월 말일인 31일이 일요일이라 29일에 열릴 것이란 예상이다. 비상임이사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주주총회에 앞서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