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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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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X액트]디딤이앤에프, 부동산 매입 1년여만에 본전치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1 07:30

송도 부동산 180억원에 매입하고 같은 가격에 매각

실적 부진→주가 하락→슈퍼개미 등장→경영권 분쟁

디딤이앤에프 CI

▲디딤이앤에프 CI

코스닥 상장법인 디딤이앤에프가 인수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은 부동산을 매각했다. 경영난에 다소 도움은 되겠지만 가격이 아쉽다. 매각가가 인수가와 똑같은 '본전치기'다.


이에 이번 부동산 매각은 실적 부진과 유동성 고갈, 이어진 주가 하락과 경영권 분쟁 등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2022년 180억원에 매입하고 같은 가격에 매각


10일 디딤이앤에프에 따르면 지난 7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위치한 '디딤 타운 송도'의 토지와 건물을 18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상대방은 제이에스투에이치라는 부동산임대업체로 오는 4월 2일 잔금 납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부동산 매각은 디딤이앤에프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이다.




지난 1월 이정민 디딤이앤에프 대표는 차입금 해결을 위해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디딤이앤에프의 유동부채는 162억원에 달했지만 유동 자산은 90억원에 불과했다. 그중 현금은 8585만원 수준이었다.


실제 디딤이앤에프는 지난 2월 26일 제9·10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됐지만 상환 자금 부족으로 원리금 중 9억4876만원을 내지 못했다는 공시를 올리기도 했다.


자금난이 본격화되면서 이번 부동산 매각도 기대 이하의 수준에서 이뤄졌다.


해당 부동산은 지난 2022년 디딤이앤에프가 180억원을 들여 매입한 곳이다. 백제원과 도쿄하나 등 디딤이앤에프 계열 외식업체가 입점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지대로 현재 시세라면 건물만 200억원 이상의 가치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매입가와 같은 가격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투자 실패라는 분석이다.


◇한계에 몰린 회사…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


디딤이앤에프가 아쉬운 가격에 보유 자산을 매각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최근에는 경영권도 도전받는 신세다.


적자 누적과 그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기존 최대주주가 힘을 잃고 일명 '슈퍼 개미'가 등장해 기존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 2020년부터 적자를 기록 중인 디딤이앤에프는 부진한 실적에 따라 주가도 꾸준히 약세였다.


지난해 9월 이후로는 주가가 1000원을 하회하면서 현재는 500원대의 동전주 신세다.


이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인 정담유통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켰다가 주가하락으로 지분을 반대매매당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다.


이후 개인투자자로 알려진 김상훈 씨가 홀연 7% 이상의 지분 보유를 공시하며 회사의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김 씨는 공시에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적시하며 화제가 된 인물이다.


◇슈퍼 개미·소액주주 연대해 경영권 도전 중


기존 디딤이앤에프의 경영진은 김 씨의 등장에 자리가 위태로운 상태다.


먼저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김 씨와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의 이사 선임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이후 올해 1월 다시 열린 주총에선 동일한 이사 선임안이 통과됐지만, 김 씨가 곧바로 임시주총 관련 증거보전을 법원에 신청하고 회사 경영진의 직무집행정지 등도 제기했다.


이어 김 씨는 지난 1월 다시 기존 경영진 해임 안건을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를 신청해 법원의 인용을 받았으며, 기존 경영진은 이를 항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디딤이앤에프의 소액주주들은 김 씨의 손을 들어주는 중이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에 모인 디딤이앤에프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17.25%다. 김 씨의 지분과 합친다면 25%가 넘는다.


추가로 김 씨는 디딤이앤에프 경영정상화를 위해 안동욱 M.F Partners 대표, 액트 운영사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 정현석 법무총괄로 구성된 '하동'이라는 팀을 꾸려 경영권 장악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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