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김기령

giryeong@ekn.kr

김기령기자 기사모음




[에너지X액트] 삼목에스폼 실적은 승승장구, 주주환원은 無… 소액주주 소통도 거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1 08:00

삼목에스폼, 국내 거푸집 시장 점유율 1위
지난해 영업이익 1260억…전년비 85%↑
매년 실적 상승세에도 주주환원은 모르쇠
7개월째 집회 소액주주, 주주제안서 제출

삼목에스폼 주주연대 현수막

▲삼목에스폼에 배당 확대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서울 강남역 일대에 걸려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국내 알루미늄 거푸집 시장 점유율 1위', '영업이익률 20% 초과'. 이러한 수식어가 붙는 코스닥 상장사가 있다. 삼목에스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우량기업이지만 증시에서는 소액주주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저평가·저배당 종목이다. 이에 삼목에스폼 소액주주들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제출하는 등 주주 권리 찾기에 나섰다.


주주연대 “회사 실적만 오르면 뭐하나"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이하 주주연대)는 “실적 향상에 기업가치가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쥐꼬리 배당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삼목에스폼에 배당금 상향, 감사위원 선임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주주제안 주요 안건은 △무상증자 200% 제안 △감사 선임 △주당 2100원의 현금배당 등이다.


삼목에스폼 주주연대 대표는 “삼목에스폼은 공모주 상장을 통해 다수의 소액주주를 상대로 투자금을 모아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대책과 관련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해왔다"며 “순이익이 1216억원에 주당순이익이 8509원인 데 반해 배당금은 주당 300원으로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1985년 설립해 알루미늄폼, 갱폼, 시스템폼, 특수폼 등을 제조·임대하는 건설용 거푸집 전문업체다. 지난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알루미늄 거푸집 시장에서 삼목에스폼의 시장 점유율은 43%로 업계 1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목에스폼의 지난해 매출은 지난 2022년(3377억원) 대비 31.4% 오른 4438억원을,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681억원) 대비 85.1% 증가한 12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8%에 달한다. 순이익 규모도 585억원에서 1216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회사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매년 성장해왔으나 배당 규모는 실적 대비 저조하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주당 배당금을 100원으로 유지해왔다. 올해 들어서야 지난달 29일 주당 배당금을 100원에서 300원으로 상향한다고 공시했다.


약 10년 만에 배당 상향이 이뤄졌지만 회사 규모 대비 여전히 배당은 낮은 수준이라는 게 주주연대 측의 입장이다. 주주연대 측은 “여전히 배당수익률이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배당금 규모가 회사의 실적 향상에 맞게 확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과 지난해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은 2603억원에서 4438억원으로 70.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1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206.6%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배당금은 주당 100원으로 동일했다. 최근 주당 배당금을 300원으로 올렸으나 시가배당율은 1.81%에 그친다.


7개월째 집회 강행에도 최대주주 '묵묵부답'

삼목에스폼과 소액주주간 갈등은 10년 넘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액주주들이 수차례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연대는 지난해 7월부터 오너인 김준년 회장의 자택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삼목에스폼 본사 건물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7개월째 집회를 강행하고 있지만 김 회장은 여전히 주주들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회사를 물려받았다. 현재는 삼목에스폼 지분 대부분을 지주회사인 '에스폼'을 통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목에스폼 지분율은 에스폼이 46.50%, 김 회장이 12.75%이며 나머지 특수관계자 지분율을 포함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6.84%에 달한다. 소액주주는 삼목에스폼의 지분 27.63%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사례도 주주들로부터 여전히 비판받고 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2016년 5월 에스폼산단을 건설하기 위해 주주배정 50%, 20% 할인율을 적용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2만8500원이던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 이후 48% 하락한 1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주주연대 대표는 “삼목에스폼은 지난 2016년 주주들을 현혹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소액주주 증자 납입금 307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면서 “소액주주들이 마련한 납입금으로 지난 2022년 4월8일 에스폼산단을 준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거푸집 용해·압출·생산·임대·회수 등 밸류체인을 갖춰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주주환원대책은 등한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주연대는 삼목에스폼이 상장사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만큼이나 제대로 된 주주환원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회계장부 열람등사, 대주주에 소청구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주연대 대표는 “지난해 기준 자본 총계가 5772억원이 넘고 에스폼 자산까지 합하면 자산 규모는 더 커지는데 주주환원은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주주환원이 제대로 진행될 때까지 여러 창구를 활용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