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는 등 코스닥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올해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 종목 지정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42건이 지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상장사 수로 보면 총 39곳으로 3차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경우도 있었다.
시장경보 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다.
투자주의·경고·위험 3단계로 구분되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주가가 추가로 급등하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투자경고 종목은 해당 종목의 당일 종가가 3일 전의 종가보다 100% 이상 상승하거나 5일 전의 종가보다 60% 이상 상승하는 등 비상정적인 급등세를 보일 경우 지정된다. 경고 상태에서 2거래일간 주가가 40% 이상 상승하는 경우에는 다음날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에는 초전도체 관련 종목이 대거 포진됐다. 초전도체 대장주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0위(2조8831억원)인 신성델타테크는 지난달 14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뒤 두 차례나 매매거래 정지 예고가 발동됐다. 신성델타테크는 지난해 8월에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씨씨에스, 서남, 다보링크 등 초전도체 테마주도 주가 급등락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차전지주 전구체 기업인 에코앤드림은 지난 7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는데 지난 1월17일과 지난달 16일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엔켐, 유진테크놀로지, 광무, 신성에스티, 파워로직스 등도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와 이차전지 관련 테마주에 대해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실제 해당 산업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테마주도 급등락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체 없는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국가수사본부는 총선이나 정책 등에 편승한 테마주가 확산되지 않도록 불법 리딩방에 대한 암행 점검에 나서는 한편 허위사실 작성·유포, 시세조정 등 불공정 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