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성동갑 지역구도 대표적인 4.10 총선의 한강벨트 격전지로 꼽힌다.
특히 이 지역구는 전직 의원 출신 여야 여(女)전사 끼리의 격돌이라 관심을 모은다.
치과의사·변호사 자격을 가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보수 경제 전문가인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간 맞대결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곳의 현재 판세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이다.
국민의힘이 성동지역 재선으로 터줏대감 격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겨냥해 운동권 청산 카드로 윤희숙 전 의원을 일찌감치 링 위에 올렸다.
민주당에서는 정권연장 실패 책임을 물어 임 전 실장을 컷오프하고 대신 친명계로 분류되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중·성동갑은 제20대 총선 때부터 기존 성동갑 지역구에 인구 미달인 서울 중구 일부 구역을 편입, 신설된 선거구다. 강북 한강벨트의 대표적인 스윙보터(부동층) 지역으로 꼽힌다. 제16대 총선부터 실시된 최근 여섯 차례 중·성동갑(성동갑 포함) 총선 중 제18대 총선만 제외하고 다섯 차례를 민주당 계열 정당이 당선된 곳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성동지역에서 세 차례 연이어 당선된 뒤 임 전 실장의 지역구 승계를 사실상 염두에 두고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임 전 실장이 공천배제되면서 전 후보가 총선 본선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선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같은 해 치러진 지선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 비해 앞섰다.
전 후보와 윤 후보는 악연 관계로 알려졌다. 전 후보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인 지난 2021년 8월 윤 후보의 '세종 땅 투기 의혹'을 들여다 봤고 그 과정에서 윤 후보의 부친 농지법 위반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윤 후보의 의원직 사퇴로 이어지게 한 단초를 제공했다. 민주당이 이곳에 전 후보를 공천한 것에는 이런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악연은 이번 선거 기간 두 사람간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했다.
윤 후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인생의 마지막 기간에 약속한 것을 지켰다. 그 땅을 팔아서 전액 기부한 게 너무 고맙다. 제가 아무리 깔끔하게 정리했어도 아버지가 약속을 안 지키셨으면 정치를 다시 못한다"며 “결과적으로 우리 정치사에 이렇게 깔끔하게 그 문제를 정리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걸 악연이라고 민주당에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좀 후진 사람들 아닌가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 주요 총선 출마자
전 후보는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을 거친 재선 의원이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수도권 최대 험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 후보는 권익위원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맞섰다. 또 다양한 민원해결의 경험을 토대로 ' 민생 및 민원 해결사'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전 후보는 지역 공약으로 중학교 신설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24시간 어린이안심병원을 구축하는 교육특구 조성을 약속했다. 왕십리역 일대를 동북부 교통·경제 중심 허브로 키우고 뚝섬·성수역 일대에는 패션·뷰티, IT·엔터테인먼트 등 글로벌 복합첨단산업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집권당의 대표 경제통으로 꼽힌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DI 시절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울 서초갑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임대차 3법' 등 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 정책 관련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역 공약으로 지역개발과 교육·양육 환경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성수지구 미래형 첨단산업밸리 조성 △도시정비사업 통한 주거환경 개선 △왕십리 역세권 24시간 어린이병원 조성 △제2 서울숲·한강 둘레길 조성 등을 내놓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곳에선 격전지 답게 전 후보와 윤 후보가 빅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중·성동구갑에 거주하는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의 지지율은 39%로 동률을 기록했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일 중·성동구갑 거주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 결과 전 후보가 42.9%, 윤 전 의원이 36.6%의 지지율을 얻었다. 격차는 6.3%포인트로 오차범위(±4.4%) 이내였다.
위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