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와 비트코인 열풍에 서학개미 해외주식 순매수 톱10이 재편됐다. 지난달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 가운데 이달 들어 절반 넘게 물갈이되는 등 순위에 변동이 일어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과 비교해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권에 총 6개 종목이 새롭게 등장했다. 개별종목으로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TMSC가 각각 3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고 상장주식펀드(ETF)로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그래닛셰어즈 1.5X 엔비디아 레버리지', '슈왑 미국 배당' ETF 등이 신규 진입했다.
3월 서학개미 순매수 TOP10
2월 서학개미 순매수 TOP10
이들 종목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MSC와 반도체·엔비디아 레버리지 ETF 등 반도체 관련 종목만 3개에 달한다. 순매수 규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엔비디아까지 포함하면 상위 10위권 종목 중 반도체 관련 종목만 4개로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데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블랙웰' 발표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 주가가 반등하면서 반도체 업종 위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에서 기존 제품보다 최대 30배 성능을 내는 '블랙웰'을 선보이며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자리를 지켰다. 서학개미의 이달(지난 1~22일 기준) 엔비디아 순매수 결제금액은 3억5051만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942.89달러로 이달 초(822.79달러)와 비교하면 한달 새 14.6%가 상승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변동 폭을 3배로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도 테슬라를 제치고 순매수 규모 2위(2억8657만달러)를 차지했다.
아울러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서학개미들이 비트코인 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달 서학개미들은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를 1억1313만달러 사들였다. 지난달 해당 ETF는 순매수 41위(1255만달러)에 그쳤으나 서학개미들의 거센 매수세에 단숨에 순매수 5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레티지(1억7629만달러)도 순매수 3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2위를 차지했던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4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테슬라를 3억3757만달러 사들인 데 반해 이달에는 1억1516만달러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테슬라는 올 1분기 출하량이 증권가의 기대치를 밑돈 데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가격 인하와 생산량 감소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주가도 이달에만 15.69% 급락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지난달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은 반도체와 비트코인 관련 종목의 강세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AI 반도체 시장 성장 기대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시대의 도래로 GPU 기반의 AI 가속기 수요 증대가 예상된다"며 “챗GPT를 필두로 GPU가 데이터센터 투자에서의 차지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