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은행과의 협력에 나서면서 삼성금융계열사의 집약체인 '모니모' 키우기에 팔을 걷었다. 삼성금융 브랜드와 은행권의 새로운 협업으로 파생될 시너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양쪽 모두에 어떤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29일 카드사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이 모인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난 26일 통합 앱(애플리케이션) '모니모'와 협업할 은행들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다. PT에 나선 곳은 최종 참여의사를 밝혔던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다.
삼성금융은 이후 손잡게 될 은행에 모니모 내 삼성계열사만의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은행 계좌와 연계한 예금 상품 등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산 개발이나 인프라 구축 등 개편 비용은 양측이 분담한다.
프레젠테이션 이후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최종적으로 협업할 은행 발표를 앞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은행이 가진 기능과 삼성금융 계열사간 디지털 플랫폼 운용상 협업 모델을 통해 양 측이 누릴 이점을 다양하게 따져봐야하기 때문이다. 모니모 대표 운영사인 삼성카드 측은 “아직 서비스가 구체화된 게 아니고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금융과 은행권이 손을 잡게 될 경우 향후 양 측이 낼 시너지를 두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모니모에 은행 역할이 부재했기에 이를 엮어주는 은행 기능을 바탕으로 파생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현 체제에선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만으로는 자금의 수시 유출입을 유도하지 못하기에 은행 필요성이 확실하단 것이다. 은행입장에선 기존 삼성금융인프라를 사용하는 고객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보험사와 카드사에 결제하는 계좌로 사용되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보험료와 카드결제가 되는 계좌에 머물러있는 돈은 일반 유동성 예금이며 앱 MAU도 높일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서비스 연계나 관련 상품의 추가가 모니모의 흥행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와 관련해 의구심도 따른다. 현재 소비자가 앱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는 은행 비중이 높은데, 모니모에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추가되더라도 삼성금융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겐 충분한 유인 요소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당장 은행앱과의 이용자 수 차이 등으로 인해 모니머니 사용층 유입으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까지 모니모는 은행이 주축이 된 타 통합앱과 비교해 견줄만한 성적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모니모는 지난 2022년 4월 보험상품 가입과 보험료 청구, 주식투자, 간편결제 등 삼성금융 각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한데 모은 앱을 비은행권 금융사 중 처음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은행 핵심 서비스가 담긴 KB금융, 신한금융의 슈퍼앱과 비교할 때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의 차이나 대중적인 인지도 면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선불충전금 '모니머니'를 활용한 전용 계좌 상품이 나온다고 해도 모니머니가 가진 자체 경쟁력이 크게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뱅크, 토스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니모의 MAU는 290만명 수준으로 카카오페이(2410만명)와 비교해 대조적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로 조달 원활에 있어 좋은방향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은행 측이 모니모에 당장 큰 수익성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며 삼성과의 연계를 통한 부수적인 이득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찌보면 모니모에 은행 기능이 추가되기에 은행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인데 은행이 스스로 경쟁피티에 참여하는 것이나 개편비용에 자금을 대야하는 게 다소 매끄럽지 않은 모양새다"며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각 업권에 뻗어있는 브랜드가치와 시장점유율이 크기 때문에 은행측도 모니모를 통한 당장의 수익보다 삼성과의 연계를 통해 삼성 기업고객 유치나 간접적으로 얻어가는 부가가치에 기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