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투자 인센티브와 규제 등 정책 환경에 대한 선제적 파악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롯데호텔에서 '공동 번영을 위한 한-인도 산업협력'을 주제로 '한-인도 산업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산업연구원, 주한 인도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영원무역, 크래프톤 등 인도 진출 기업과 인도 정부 관계자, 산업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인도 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는 인도 진출 및 진출 의향 기업 100여개 사가 참석해 사업 전략을 모색했다.
인도는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2022년 기준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으로 등극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이러한 인도의 성장세에 비해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전체 해외투자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박병열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세션의 첫 연사로 나서 '한국과 인도 간의 무역 및 투자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한국과 인도간의 무역 및 투자는 수교 50주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한국의 대인도 수출(2000~2023)은 전체 수출의 2%에 불과하고, 한국의 대인도 FDI(2000~2023)는 전체 투자의 1% 수준으로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의 정책 환경에 맞춘 투자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대인도 투자 촉진 방안을 마련하고, 양국간 포괄적 소통 채널을 구축하며, 투자활성화를 위해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지원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민석 영원무역 사장은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사례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영원무역은 인도 정부로부터 꾸준한 투자 요청을 받아온 의류 업체로 인도에 12개의 공장 설립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사장은 “인도 정부는 자국 섬유 가공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생산연계인센티브(PLI, Production Linked Incentive) 제도를 운영해 왔다"며 “영원무역의 인도 자회사인 에버탑(Evertop)은 인도에서 생산된 제품을 기준으로 매출 증가분의 4~6%에 대한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센티브를 지혜롭게 이용하는 것 뿐 아니라 규제 대응도 중요하다"며 “토지 사용 문제, 건축물 승인, 경제특구내 사업자등록 문제 등이 애로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영원무역이 인도 정부와 단계적으로 협의해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고 있으나 민간기업이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1세션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김낙형 크래프톤 수석프로듀서는 '한국 신산업의 대인도 진출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크래프톤의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인도 현지 시장에서 누적 매출액 1억달러, 누적 사용자 1억명을 넘긴 '인도 1위 모바일 게임'이다.
그는 “인도의 게임 시장 잠재력을 확인하고 인도 스타트업 투자와 게임 현지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도의 게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규제 환경이 계속 변화하는 특징을 가지므로 정책 환경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2세션에서는 인도 정부 관계자들이 나서 인도의 투자환경과 정책환경을 소개했다. 첫 번째 연사로는 수니타 모한티(Sunita Mohanty) 인도 국가투자진흥원 부사장이 나서 '인도 제조업 진흥 및 투자유치 정책과 규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인도에게 한국 기업은 투자 분야에서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국가투자진흥원은 한국 기업 지원 전담부서인 '코리아플러스'를 설치해 인도에 투자를 원하는 한국 기업을 위해 투자 초기 단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30년까지 3000억달러로, 특히 전기차 시장이 206억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자동차, 배터리 분야와 연관 산업인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분야에서 폭발적인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스실 칼 Joint Secretary(국장)이 '인도 반도체 전자 산업 투자 및 사업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인도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로, 2026년까지 3000억달러 규모의 전자제품을 제조하고 2030년까지 전세계의 10%인 1100억달러 규모 반도체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자제품 제조를 위한 PLI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반도체 전자부품 생태계 및 공급망 활성화를 위해 직접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설비투자 연계 제도 신설을 검토 중"이라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생태계 개발을 위한 다양한 수준의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지난해 인도상의연합회와 함께 인도 진출 유망 분야를 살펴보는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올해는 많은 기업인들이 궁금해하는 투자 인센티브와 규제 등 인도의 정책환경을 살펴보는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대한상의는 인도 정부 및 인도상의연합회와 함께 우리 기업의 인도 투자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정범식 대한상의 아주통상팀장은 “인도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에너지, 교통, 건설, 통신, IT와 같은 국가인프라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 분야들은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강점을 가진 만큼 인도의 기업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많은 사업기회가 창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