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괜찮네?"
차량 시승을 마친 기자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중국산이란 이미지로 인해 크게 기대하지 않은 탓인지 예상보다 괜찮은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 19일 내년 1월 한국 출시를 앞둔 중국 BYD의 대표 모델 씰과 아토3를 시승했다. 중국 선전에 위치한 작은 서킷에서 S자, 8자, 가속 등으로 구성된 짐카나 코스를 돌며 차량의 주행 성능을 가볍게 느꼈다.
씰은 혁신적인 CTB(셀투바디)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양산형 모델로 뛰어난 안전, 핸들링, 효율성을 자랑한다.
셀투바디는 배터리셀 자체를 차량 바디에 통합시키는 기술이다. 이 기술 덕분에 씰은 날렵한 차체에도 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씰의 첫 인상은 전형적인 '스포츠 세단'이었다. 현장에 있던 다른 BYD 모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이었다. 전체적인 라인이 낮고 날렵했으며 옆으로 뻗은 헤드라이트는 이 차의 이미지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실내는 심플한 감성을 지녔다. 센터페시아를 디스플레이로 통일하면서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 디스플레이는 가로, 세로 전환이 가능했다.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볼 땐 세로, 차안에서 영상을 볼 땐 가로로 설정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씰의 진짜 매력은 민첩한 주행감이다. 3.8초의 제로백 성능을 갖춘 차답게 치고나가는 속도가 강했으며 핸들링도 매우 부드러웠다.
촘촘한 S자 구간을 시속 약 60km의 속도로 주행했음에도 무리 없이 코너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는 테슬라, 현대차 등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차체 강성도 합격점이었다. 빠른 속도로 8자 코스를 진입했음에도 단단한 서스펜션이 차량의 무게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줬고 쏠림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씰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 약 4000~5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LFP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보조금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성능으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차량으로 보인다.
이어 시승한 차는 소형 SUV '아토3'였다. 보다 실용적인 매력을 갖춘 차량으로 합리적인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어울릴 모델이었다.
아토3은 무난한 외관을 보였다. 일반적인 소형 SUV들과 비슷한 라인, 크기에 전기차다운 역동적 이미지가 가미됐다.
실내는 다소 새로웠다. 공조장치, 문 개페 장치가 모두 '원'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BYD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아토3만의 컨셉이라고 한다. 스티어링 휠에 새겨진 '元(원)' 한자에 맞게 차량의 세세한 부분을 동그랗게 설계한 것이다.
차량의 주행감은 다소 투박했다. 날렵했던 씰을 먼저 시승해서 그런지 투박한 주행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민첩한 주행이 목적이 아닌 차량이긴 하지만 여느 소형 전기 SUV 모델과 비교해도 좀 부족한 성능이었다.
특히 스티어링 휠 세팅이 너무 여유롭게 맞춰져 있는 탓에 회전반경이 생각보다 컸다. 이에 씰로는 무난하게 지나갔던 S자, 8자 코스를 주행할 때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서스펜션도 물렁해서 회전을 할 때 마다 쏠림이 크게 느껴졌다. 이에 멀미가 심한 운전자에겐 그다지 좋은 선택지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아토3의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2500만~3000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한국에 들어올 때도 무난하게 3000만원 초반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성능보다 저렴한 구매 비용에 초점을 맞춘 소비자에겐 나쁘지 않을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