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방송사 씨씨에스의 최대주주가 된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지분을 다시 처분하라는 정부의 시정 명령에 불복하고 나섰다. 씨씨에스는 앞서 기존 최대주주인 컨텐츠하우스210의 지분도 정부의 처분 명령으로 주가하락이 발생하며 모두 반대매매된 바 있다. 최근 초전도체 테마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씨씨에스에 명확한 최대주주가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세력 간의 다툼은 치열해지고 있다.
◇씨씨에스, 잇따른 최대주주 손바뀜…정부 승인 절차 무시
9일 씨씨에스에 따르면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을 피고로 시정명령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같은 날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씨씨에스의 주식 처분을 시정하라는 과기부장관의 명령을 집행정지해 달라는 신청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는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최근 씨씨에스의 최대주주가 된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명령에 대한 불복 과정이다.
씨씨에스는 지난 2월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를 새로운 최대주주(지분율 14.01%)로 맞았다. 하지만 씨씨에스는 단순하게 지분을 산다고 해서 최대주주가 되는 회사가 아니다.
씨씨에스는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 음성군, 괴산군, 단양군, 진천군, 증평군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최대주주 변경은 과기부의 승인이 필요한 절차다.
하지만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이를 무시하고 일단 지분부터 확보한 뒤 최대주주 변경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과기부는 이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기에 대해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반발하는 중이다.
씨씨에스는 이미 비슷한 이유로 최대주주 지분을 잃었던 곳이다. 지난 1월 당시 최대주주인 컨텐츠하우스210의 보유 지분이 모두 반대매매 당한 것이다.
컨텐츠하우스210도 과기부의 승인 없이 담보대출을 통해 지분부터 인수한 뒤 승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과기부가 이를 거절하자 주가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지분을 모두 잃었다.
◇세력끼리 고발도 이어져…“최소 상장사 4곳의 운명 걸려있어"
절차를 무시한 지분 매입으로 회사의 지배구조가 불확해진 가운데 최근에는 회사 내부에서 고발로 인한 법정다툼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씨씨에스는 현 공동대표이사이자 이사인 정 모 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또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횡령 등 금액은 5억5000만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53% 규모다.
기존 최대주주인 컨텐츠하우스210 측 임원들이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 측의 임원을 고발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그린비티에스는 배임과 횡령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씨씨에스의 불안한 지배구조는 씨씨에스뿐만 아니라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아센디오, 다보링크, 웰바이오텍, 테라사이언스 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는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씨씨에스를 인수할 때 자금을 빌려준 곳들이다. 담보로 씨씨에스의 지분을 잡았기에 향후 씨씨에스의 주요 주주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웰바이오텍은 아센디오의 최대주주, 테라사이언스는 다보링크의 최대주주다.
이 회사들은 씨씨에스가 초전도체 테마로 급등락을 오갈때 함게 주가가 움직이는 곳들이다.
특히 웰바이오텍과 테라사이언스는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모두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곳들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계기업으로 판명나거나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장사 여러 곳이 씨씨에스 하나만 바라보며 주주들을 달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한 씨씨에스의 지배구조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해당 상장사들의 운명도 결정되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