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5월 말 임기에 돌입하는 여소야대 22대 국회 지형에서 중소벤처 및 스타트업 기업들이 제기한 현안 중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나 근로시간 규제 개편 등 정책은 추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반대로 상생금융지수 도입 등 일부 사안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벤처기업협회는 22대 국회에 △근로시간 제도 개선 등 노동시장 규제혁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방성 강화 △지역기업 활성화 △신·구 산업 갈등 해결을 위한 국회 '신산업상생협력위원회' 설치 등의 조정 방안을 제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50인 미만 기업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중소기업협동조합 공동행위 담합배제 조항 보완 △숙련 외국인 근로자 출국,재입국 특례 부여 등 외국인고용제도 개선 △가업승계 업종제한 해소 및 상속세 완화 △상생금융지수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야가 공통적으로 제시해 추진이 기대되는 공약 정책으로는 R&D, 벤처투자 세제지원 확대 등이 있다. 중소기업 보호안인 △디지털플랫폼 불공정 규율 규제 △기술탈취 방지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도입 등도 여야의 정책 방향성 차이가 크지 않은 정책으로, 기존 정부안 대로 추진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수출지원 활성화와 외국인고용제도 개선, 지역기업 활성화도 여야가 공통 주목하는 현안으로 꼽혔다.
반면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 추진이 어려워졌다고 평가되는 정책으로는 50인 미만 기업 대상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가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내 사업주 처벌 저항을 경제벌 부과로 전환하거나, 징역형을 1년 이상의 하한형에서 7년 이하 상한 설정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원활하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의 2년 유예를 국회에 함께 요청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하는 사안이다. 업계는 사업장에 대한 처벌을 중점으로 두기보다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감대 형성 시 타협 여지가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노동시장 규제혁신도 여야가 대립하는 사안으로, 정부 동력이 꺾일 가능성이 높은 정책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여당은 노사 합의를 통한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 방안을 마련해, 현행 주 단위 12시간 연장 근로를 월·분기·반기 단위 등으로 개편하는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은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노동조합의 쟁위행위 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을 재추진할 뜻을 보여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기업 승계 시 증여세 연부연납기간 확대와 저율과세구간 상향도 민주당과의 협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한편, 야당 승리로 탄력을 받을 안건으로는 은행을 대상으로 한 상생금융지수 도입 등이 꼽히고 있다. 상생금융지수는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과 포용·성장·혁신금융 등을 평가하는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를 도입해, 중소기업 자금난을 완화하고 은행 연체율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야당은 이번 총선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포함한 일부 취약계층, 취약차주 금융 지원 강화와 이자 부담 완화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따라서 은행권의 상생금융 확대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중소벤처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환경이 악화돼 민생경제가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여·야가 중소기업계와 소통하며 정치가 경제를 밀어주는 친기업적 환경을 조성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