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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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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냐 경기침체냐…트럼프 상호관세 공습에 美연준 골머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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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하자 통화정책을 둘러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가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험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준이 이중 책무인 '경기부양'과 '물가안정' 중에서 어느쪽에 집중을 기울일지 관심이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계기로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의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글로벌 경제가 올해 침체에 빠질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국들의 보복, 미 기업심리 악화, 공급망 차질 등을 통해 이번 관세로 인한 파급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밍턴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50%로 제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3개월간 지속될 경우 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가 올해 인플레이션을 1.5%포인트 올릴 수 있는 반면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을 억누를 수 있다며 “이 효과만으로도 미국 경제를 위험할 정도로 침체에 가까워지게 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노무라증권은 관세를 반영함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가 0.6% 성장에 그치고 인플레이션은 4.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는 심지어 올해 미국 경제가 0.1% 역성장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인플레이션은 3.7%로 예상했다.


로젠블래트 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의 소비자 가격이 1599달러에서 43% 오른 2300달러(약 333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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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이렇듯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물가가 오늘 가능성이 제기되자 연준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를 예측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곤경에 빠졌다"며 “성장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오르면 연준은 금리인하로 부양에 나서고 싶어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금리인상에 나서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연준이 경기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더 빠르게 내릴 것으로 베팅하기 시작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한국시간 4일 오후 4시 56분 기준, 연준이 내달 금리 인하를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전날 10.6%에서 현재 34.6%로 급등한 상태다. 또 7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3.75~4.00%에 달할 가능성이 하루만에 39.0%에서 53.9%로 올랐다.


아울러 올 연말엔 금리가 3.00~3.25%로 인하될 가능성은 현재 26.5%로 전날인 7.2% 대비 확률이 20%포인트 가량 급증했다. 반면 연준이 제시한 연 2회 금리인하 가능성은 24.6%에서 6.9%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최대 5회 금리인하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으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고 에버코어ISI는 연 2~3회 인하가 기본 시나리오라고 봤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와 관련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했다"면서도 연준이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전까지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주요 인사들도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연준이 이중 책무 양쪽에 직면한 위험과 불확실성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정책금리를 서둘러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상승, 성장은 하락으로 위험이 치우쳐진 시나리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런 시나리오는 통화정책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양쪽 모두에 불확실성과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전망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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