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에서 40·50 중년 세대가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을 택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특위 산하 공론화위 시민대표단 설문 응답 결과를 공개했다.
공론화위는 당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보험료율을 13%로 높이는 방안(소득보장안)과 소득대체율 40%로 유지·보험료율 12%로 인상 방안(재정안정안) 등을 놓고 설문했다.
이에 시민대표단 492명 가운데 56.0%는 소득보장안을, 42.6%는 재정안정안을 선택했다.
세대별로는 취·창업보다 은퇴에 더 가까우면서 개혁안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4050 세대에서 소득보장안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더 내고 더 받는' 모수개혁 1안(소득보장안) 찬성률은 연령대별로 18∼29세 53.2%, 30대 48.6%, 40대 66.5%, 50대 66.6%, 60대 이상 48.4%로 집계됐다.
반면 직장 저연차 비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30대와 국민연금 개혁안을 적용받을 수 없는 60대 이상에서는 재정안정안 찬성률이 높았다.
'더 내고 똑같이 받는' 모수개혁 2안(재정안정안) 찬성률은 18∼29세 44.9%, 30대 51.4%, 40대 31.4%, 50대 33.4%, 60대 이상 49.4% 등이었다.
국민연금 가입 형태별로는 지역가입자 70.7%, 사업장가입자 59.9%가 소득보장안을 찬성했다.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자 등에서 찬성률이 높았던 셈이다.
이어 직역연금 가입자(52.9%), 수급자(48.8%), 미가입·기타(48.7%) 등이었다.
이번 결과는 정치 성향 등에는 크게 영향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안(소득보장안) 찬성 비율을 권역별로 보면 대구·경북 72.3%, 대전·세종·충청·강원 64.9%, 광주·전라·제주 61.7%, 서울·경기·인천 53.9%, 부산·울산·경남 39.5% 등 지역 정치색과 무관하게 분포됐다.
다만 공론화위 숙의토론 결과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려를, 제1야당인 민주당은 환영을 표했다.
연금특위 국민의힘 간사 유경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안의 정식 명칭은 '기존보다 조금 더 내고 그보다 더 많이 받는 안'으로, 이를 '더 내고 더 받는 안'이라고 포장한 것은 서민을 교묘하게 희롱하는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의 기능도 있지만, 주로 본인의 기여에 의해 보험료가 결정되는 보험의 원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망각한다면 청년과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의원은 특히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지만 양잿물을 많이 마시면 죽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반면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숙의토론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금을 받는 60세 이상에서 재정안정에 대한 우려가 높고, 연금 고갈을 우려하는 20대에서 소득보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는 의외"라고 덧붙였다.
연금특위 민주당 위원들은 전날에도 “노후 불안 해소를 위해 소득보장이 우선이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며 “민주당은 국민 공론화위원회 결과를 존중하며 21대 국회 내에 최대한 입법 성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소수당 소속인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공론화위에 10대 청소년 참여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공론화위 발표에 “미래세대의 등골을 부러뜨리는 '세대 이기주의 개악'"이라며 “선거권 없는 미래세대 의견을 무시하고 폭탄을 떠넘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속불가능한 국민연금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해 완전적립식 '신연금'을 도입하고,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는 근본적인 국민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