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국내 짜장라면 1위로 독주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의 견제와 2위 자리다툼이 거세다.
짜장라면 2위권 진입을 노린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 공세에 최강자 농심은 대표제품 '짜파게티'의 고급화로 격차 확대로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25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국내 짜장라면시장 규모는 2018년 2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3000억원대로 덩치를 키웠다. 고물가에 짜장면 등 외식비용이 상승하면서 대체제로 짜장라면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업계 분석이다.
시장 몸집이 커지면서 이를 매출 확대 기회로 삼아 주요 업체들도 공략 속도를 높이는 추세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국내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 '짜파게티' 비중이 80%대로, 나머지는 오뚜기·하림·풀무원 등이 양분하는 실정이다.
최근 하림은 짜장라면 신제품으로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다. 2022년 내놓은 '더미식 유니자장면'의 후속작이다. 닭육수로 반죽해 식감을 살린 중화풍 튀김면 외 붉은 두반장, 얼얼한 맛을 내는 마조유 등 중국 사천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라인업 확대와 함께 하림은 올해 연매출 12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더미식 유니자장면으로 달성한 시장 점유율은 약 3%라는 회사의 설명이다.
풀무원·오뚜기 등 경쟁사는 고객 접점 강화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풀무원은 올 초 서울시와 공동 개발한 협업 상품 '로스팅 서울짜장'을 출시하고, 향후 추진 예정인 마케팅 활동 관련해 서울시와 논의 중인 단계다.
오뚜기는 인스타그램 등 공식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체 짜장라면 브랜드 '짜슐랭'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할 계획이다. 자작한 국물 조리법을 앞세운 짜슐랭은 2022년 4월 출시 후 이달 초 누적 판매량 6700만개를 넘어섰다.
이 밖에 외식업체인 더본코리아도 지난해 말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내세운 '빽짜장'을 출시하며 짜장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2위권 싸움이 본격화된 가운데 농심도 후발주자 따돌리기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올해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대표 짜장라면 브랜드 짜파게티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오는 29일 출시하는 '짜파게티 더 블랙'이다.
건강관리 트렌드에 맞춰 기름에 튀기는 유탕면 대신 굵은 건면을 사용해 기존보다 칼로리를 20% 이상 낮췄고, 스프는 소고기 풍미를 새롭게 더하고 볶음양파분말 함량을 늘렸다. 칼슘 하루 권장량(700㎎)의 37% 수준인 262㎎의 칼슘도 함유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짜파게티는 매년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는 농심의 효자 브랜드로 꼽힌다. 1984년 3월 출시 후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액과 판매량만 각각 3조9000억원, 91억개에 이른다.
성장세를 이어가고자 농심은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오는 5월 11일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붐비는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매장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짜장면 발상지인 인천 등에서 행사를 전개하며 해외 소비자 인지도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짜장라면 시장은 농심 입지가 워낙 공고한 탓에 사실상 1위 찬탈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머지 업체 간 점유율 차이도 미미한 데다, 여기에 새 경쟁사까지 나타나면 2위권 다툼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