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홍콩H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 여파에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의 ROE가 크게 하락하면서 8%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홍콩H지수 ELS 여파를 피한 JB금융지주의 ROE가 13%대를 기록하며 금융지주 최고 수익성을 입증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홍콩H지수 ELS 배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대거 반영해 순이익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ROE도 덩달아 낮아졌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의 비율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ROE가 높으면 회사가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주주이익을 높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대 금융지주별로 보면 홍콩 ELS 관련 비용을 가장 많이 인식한 KB금융의 ROE가 크게 하락해 8%대에 그쳤다. 1분기 KB금융의 ROE는 8.15%로 1년 전(12.4%)과 비교하면 4.25%포인트(p)나 떨어졌다. KB금융은 1분기에 홍콩 ELS 배상과 관련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쌓았다. 이에 따라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1조5087억원에서 1조491억원으로 30.5% 줄었다. 홍콩 ELS 손실 보상 비용 등을 제외한 경상적 ROE는 12.18%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13.07%)와 비교해도 0.89%p 낮은 수치다.
두 번째로 홍콩 ELS 관련 비용 인식 규모가 큰 농협금융의 ROE도 크게 떨어졌다. 농협금융의 1분기 말 ROE는 8.68%를 기록했다. 1년 전(14.29%) 보다 5.61%p나 하락했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ROE는 15.59%에서 10.11%로 5.48%p 낮아졌다. 농협금융의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는 3416억원 규모다. 순이익은 6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나 하락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말 ROE는 10.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1.4%) 대비 1.1%p 낮아졌다. 신한금융 또한 홍콩 ELS 관련 비용으로 2740억원을 쌓으면서 순이익(1조3214억원)이 전년 대비 4.8% 낮아졌다.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말 기준 ROE는 10.44%로 전년 동기(12.07%) 대비 1.63%p 떨어졌다. 하나금융의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는 1799억원으로 순이익(1조34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2% 줄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홍콩 ELS 판매액이 적어 79억원의 관련 충당부채를 쌓는데 그쳤으나 순이익이 하락하며 ROE도 낮아졌다. 우리금융의 ROE는 10.32%로 전년 동기(12.48%) 대비 2.16%p 떨어졌다. 우리금융 1분기 순이익은 82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 낮아졌다.
시중 금융지주사들이 홍콩 ELS 여파에 충격을 받은 가운데, 홍콩 ELS 사태에서 비껴난 지방금융지주인 JB금융은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JB금융의 1분기 ROE는 13.8%로 금융지주 중 최고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전년 동기(14.0%)와 비교해서는 0.2%p 낮아졌으나, 업종 최상위 수준을 지속했다. J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1732억원으로 실적 발표를 마친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성장했다.
또 다른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이날과 5월 2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두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NK금융과 DGB금융의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ROE는 10.49%, 12.16%를 각각 기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의 경우 경상 대손비용 상승에도 양호한 마진 관리와 자산 성장을 통한 탑라인 개선 영향으로 견조한 이익 체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2.3%로 안정적인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어 주주환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