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0일(월)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부동산 PF 위기 속...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희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7 16:11

KB저축은행, 작년 적자→올해 1분기 113억 흑자
대출금 프라이싱 강화...부실자산 적극 매각 영향

신한저축은행, 보증부대출 확대...안정적 영업기조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올해 저축은행도 ‘먹구름’

4대 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1분기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KB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신한저축은행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작년 연간 기준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한 다른 저축은행이 모두 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지만, 아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저축은행 업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1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10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작년 1분기 77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1분기 순이익 1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나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18억원으로 전년(16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신한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70억원으로 전년(105억원) 대비 34% 감소했지만, 상황은 나쁘지 않다. 작년 연간 기준 KB저축은행(906억원 적자), 하나저축은행(132억원 적자), 우리금융저축은행(491억원 적자)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을 때 신한저축은행은 299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그룹사 내에서 중저신용자 고객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신한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리스크가 적은 보증부 대출을 늘리면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의 보증부대출 규모는 2022년 말 9277억원에서 작년 말 1조2452억7500만원으로 34% 증가했다.


눈에 띄는 곳은 KB저축은행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이 906억원에 달했다. 이는 신용등급 등급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말 KB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 비중이 200%를 상회하며 양적 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위축, 사업지연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그러나 올해 1분기 KB저축은행은 11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부동산PF 관련 1365억원의 충당금전입액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불가피했는데, 올해는 1분기부터 대출금 프라이싱(가격책정)을 강화하고 있고, 이자비용률을 감축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다. 특히나 올해 들어 부실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하면서 세후 8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점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KB저축은행은 올해 1월 보유 중인 청라리얼디엔씨 채권 중 일부에 대해 NH투자증권과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4월 말에도 보유 중인 넷포스 채권 중 일부에 대해 디스톤자산관리대부 주식회사와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부수하는 일체의 권리를 디스톤에 이전했다. 그 결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말 10.77%에서 올해 1분기 12.12%로 개선됐다. 법규상 요구되는 BIS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올해도 고금리 기조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PF 부실 가능성, 한계차주 증가 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유의미하게 업황이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회사마다 PF 규모가 달라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지난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렸다"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지만 업계 불황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