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인구 절벽'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 문제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2030년까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연 평균 4.8%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해당 연령의 인구가 45만명씩 늘어 내년에는 1000만명을 넘고, 고령화에 따라 산업 경쟁력 하락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집계돼 아이 울음 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재계는 저출산발 노동력·구매력 감소는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만큼 결국 기업 경영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이후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들은 수많은 저출산 대책을 줄줄이 내놨다. 육아 휴직 제도는 자녀 양육이 필요한 남녀 근로자가 일정 기간 양육에 시간을 할애하고 이후 다시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한국의 육아 휴직 제도는 다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대비 관대한 지원을 하는 편에 속하지만 활용률 자체는 낮다는 것이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이다.
곽은혜·김민희 노동연구원 연구원은 “2019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사업체의 45.5%만이 육아 휴직을 필요한 경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며 “직장 분위기와 대체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육아 휴직 제도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26.4%)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28.1%)는 응답이 54.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인협회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올해 3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옥근 롯데그룹 수석은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추진한 다양한 사내 가족 친화 정책으로 2022년 롯데그룹 100명당 출생아 수는 2.05명으로, 한국 성인 100명 당 출생아 수인 0.81명을 훨씬 상회한다"고 소개했다. 조 수석은 “차제에는 '엄마'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아빠'에 대한 육아 휴직·육아기 근무 시간 단축 등의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