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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은 ‘과열’...자산관리 강화 총력전 펼치는 KB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30 05:00

1분기 비이자이익 18.7% 감소
비은행 수수료이익 ‘70% 육박’

은행-증권-생명보험 복합자문모델 출시
11월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3호점 오픈

은행 기업금융 출혈경쟁 동참 ‘NO’
‘비은행 강점-고객편의 제고’ 전략

KB금융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KB금융지주가 전사적으로 자산관리(WM)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KB국민은행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그룹의 강점인 비은행 분야를 살려 비이자이익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최근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과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은 대출 성장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전략을 가동 중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KB금융의 그룹 비이자이익은 1조26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신한금융지주(1조25억원·0.3%↑), 하나금융지주(7126억원·8.5%↓), 우리금융지주(3510억원·5.7%↑)보다 감소 폭이 컸다.


1분기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을 세부적으로 보면 증권업수입수수료는 1년 전보다 26.7% 증가했고, 기타수수료(13%↑), 기타수수료(13%↑), 신용카드수수료이익(9.7%↑)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반면 신탁이익과 방카슈랑스 등 대리사무취급수수료는 각각 15.4%, 7.8% 감소했다. 펀드판매 등 증권대행수수료도 1년 전보다 4.6% 감소했다.


다만 KB금융은 다른 지주사와 달리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등 비은행부문이 탄탄하다. 1분기 그룹의 수수료이익을 보면 비은행 비중이 69%로 은행(31%)을 앞선다. 비은행 수수료이익 비중은 작년 1분기 65.6%였지만, 현재는 70%에 육박한다. 비은행 비중이 커지면서 은행 수수료이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4.4%에서 올해 1분기 31%로 축소됐다.


KB비이자

▲KB금융그룹 1분기 비이자이익. (자료=KB금융)

KB금융이 최근 은행, 증권, 생명보험 업무를 한 곳에 처리할 수 있는 복합자문 모델을 선보인 것은 비은행 부문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KB금융은 최근 서울 역삼동 KB라이프 타워에 'KB GOLD&WISE 역삼 PB센터'와 'KB STAR WM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개소했다. 이 곳에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라이프생명의 프라이빗뱅커(PB)와 웰스 매니저들이 고객들에게 은행, 증권의 PB서비스는 물론 생명보험 상품 청약, 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은행, 증권의 PB센터에서 취급하지 않는 종신보험, 연금 등의 다양한 상품을 인근에 위치한 KB라이프생명에서 컨설팅 받고 가입할 수 있다.




금융권 내에 은행, 증권 간 복합점포 모델은 보편화됐지만,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자문모델이 출시된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도 방카슈랑스를 통해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일부 판매할 수 있지만 규제가 만만치 않고, 여전히 고액자산가 위주로 대면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이 있는 만큼 KB금융은 해당 영업점을 통해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편리하지 않으면 금융사가 아무리 좋은 상품, 서비스를 내놔도 효과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며 “고객들이 (해당 영업점에서) 편리함을 느낀다면 비이자이익은 자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KB GOLD&WISE the FIRST'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2년 8월 the FIRST 압구정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서울 반포동에 두 번째 the FIRST인 반포센터를 신설했다. 오는 11월에는 서울 강남구에 the FIRST 3호점인 도곡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중 반포센터는 KB국민은행, KB증권 프라이빗뱅커는 물론 투자, 세무, 부동산, 법률, 신탁 등 금융, 비금융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팀을 이뤘다. 특히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개소한 영업점 오픈식에 직접 참석하며 임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초개인화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KB금융의 자산관리 육성 행보는 최근 경쟁사들이 기업대출에 사활을 거는 것과 대비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기업대출이 작년 말보다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한은행(3.9%), 하나은행(3.5%), 우리은행(2.9%) 등 경쟁사보다 성장 폭이 미미하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역마진까지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과 달리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기업대출을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을 갈아타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있을 수 있어 적절한 기회를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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