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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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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두법으로 백성 살린 지석영 선생 ‘한의(韓醫) 역할’ 재조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6 15:46

대한한의사협회, 한·중·일 1회 지석영 국제학술심포지엄 개최

“코로나19 등 새 감염병 관리·치료에 한의사 역할 확대돼야"

대한한의사협회 주최 '제1회 지석영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

▲15일 서일대학교에서 열린 대한한의사협회 주최 '제1회 지석영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한한의사협회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우두법(종두법)을 도입한 지석영 선생(1855~1935)의 한의사로서 생애와 업적을 되돌아보고, 조선시대 한의사들이 어떻게 천연두를 관리해 왔는 지를 조명하는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열려 주목받았다.


화제의 학술행사는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지난 15일 서일대학교 호천관 강당에서 마련한 '지석영의 삶과 종두법'을 주제로 한·중·일 동북아 3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제1회 지석영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이었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서 한의계는 “우두법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두창(급성 발진성 전염병, 천연두)이라는 당시 천형(天刑)과 같았던 역병에 대처한 선조 한의사들의 소중한 의료적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료적 성과를 토대로 감염병 관리에 적극 대처해 왔던 한의사들의 역사적 사실을 되새겨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관리 및 치료에 한의사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심포지엄은 정유옹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한의사 지석영의 연대기(김남일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국 종두법의 역사와 지석영(이태형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우두법의 전파와 그 확산(아오키 토시유키 일본 사가대학 교수) △종두법으로 살펴본 중국과 외국의 의학교류(장재립 중의사·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 세계화센터 연구원) △신종 감염병 전주기 의학적 관리에서의 한의약의 역할(권선오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등 다양한 주제발표가 소개됐다.




지석영 선생은 '천연두 백신'인 우두 접종법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한 한의계 선각자다. 1876년 종두연구에 착수한 이래 1880년 일본 도쿄에서 종두묘의 제조 및 축장법을 실습한 뒤 귀국해 전주·공주 등지에 우두국을 설립해 우두법을 교육했다.


일제의 조선 점령으로 1914년 의생규칙이 반포되자 의생으로 등록(면허 6호, 관보 460호)하고 1915년 전선의회(全鮮醫會)의 회장, 1924년 동서의학연구회(東西醫學硏究會) 회장을 역임하면서 한의학 발전에 힘썼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권선오 책임연구원은 “한의약(한의학+한약학)의 감염병 접근 원리는 병원체의 박멸이 아닌 인체가 병원체의 체내 침입에 대항하는 자생력을 지지하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한의약에서는 '부정거사(扶正祛邪, 질병에 대항하는 저항력의 근원인 정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병을 치료하는 한의치료법)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예방-급성기-회복기-후유증기로 이어지는 전주기 동안 병태생리적 증후가 매우 복잡다단한 코로나19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 대응에 있어서 한의약이 제시하는 전일적(holistic) 관점의 접근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 책임연구원은 제언했다.


윤성찬 협회장은 “한의사로서의 지석영 선생의 생애와 우리나라 종두법의 역사를 토대로 우두법 도입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고, 일본과 중국에서 이루어진 종두법의 역사와 한의약의 활약을 고찰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심포지엄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회장은 “특히 코로나19 당시 한의사들의 역할과 노력을 되돌아봄으로써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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