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조직문화 손질해라” 이복현 엄포에...은행권, 대수술 착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5 16:19

우리금융그룹, 기업문화 진단 시스템 본격 도입
매년 임직원 소통 등 각 항목별 설문조사 실시

신한금융, 조직문화 진단 ‘신한컬쳐인덱스’ 조사
시대 맞는 그룹문화 구축...지속 가능 성장 도모

국민은행, 고객 중심문화 확산 새 평가지표 개발 중
이 원장, ‘조직문화 변화 유도’ 새 감독수단 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규모 불완전판매,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문화를 과감하게 바꾸라고 주문하면서 금융사들이 금융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강화 등을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고 있는 만큼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맞춰 새로운 평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작년부터 지주를 포함한 15개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기업문화 건강도 진단 시스템(W-OHI·Woori Organization Health Index)'을 설계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해당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올해부터 처음 도입된 '기업문화 건강도 진단 시스템'은 매년 그룹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공정성, 임직원 소통, 직무만족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문화를 쇄신하는 작업을 뜻한다.


설문조사에는 현 인사제도에 대한 만족도, 혁신과제 적정성 여부와 같은 세부적인 내용들이 담겼다. 우리금융은 이달까지 건강도를 진단하고, 결과 분석을 마친 후 하반기부터 자회사별로 개선과제를 도출해 미비점을 손본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간에 합병 이후 외부 인력들이 대거 유입되는 만큼 기업문화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어 화학적 융합을 이루겠다는 포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에서 조직문화 진단 툴(Tool)인 '신한컬쳐인덱스(신한 Culture Index) 조사'를 통해 신한조직문화의 현 수준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상반기, 하반기 각 1회씩 1년에 총 2회에 걸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신한금융은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전 임직원이 공유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조직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내부에 책임감 있는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조직의 성과나 실적을 넘어서 연령대별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해 시대상에 맞는 그룹 문화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금융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규모 불완전판매,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문화를 과감하게 바꾸라고 주문하면서 금융사들이 금융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강화 등을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각 금융사.

이와 별개로 신한은행은 영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RM 원 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기업금융전담역(RM)에게 공동의 목표를 부여해 협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리테일, 자산관리(WM) 등 각 업무별로 별도의 RM을 운영했는데, 고객들의 니즈에 적기에 대응하고자 명칭을 'RM'으로 일원화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고객 문제 해결, 수요 충족에 초점을 맞춘 성과지표인 'CPI(Customer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 중이다. 해당 지표는 이르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해당 지표는 내부통제를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고객 중심의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주 시중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의 단기 실적 위주의 문화를 지양하고, 고객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발언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조직문화를 재검토하고, 이를 손보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원장은 해외 감독당국 사례를 참고해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문화라는 단어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지만, 단기 성과주의나 성과보수체계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취지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다만 자칫하다 (감독당국의) 지나친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어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지 않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7월부터 시행되는 책무구조도가 금융사의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