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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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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공격모드’ 임종룡, 연내 우리금융지주 포트폴리오 완성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7 14:07

포스증권-종금 합병, 증권업 진출
자금 출혈 ‘無’

보험업 진출 공격모드
동양·ABL·롯데손보 저울질

금융그룹 비은행 ‘증권·보험’ 양대산맥
자본여력, 시너지 등 우려 해소 관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간 합병을 추진한 데 이어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를 검토하면서 연내 증권, 보험 퍼즐을 맞추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업 진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임 회장이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오랜 숙원에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다만 우리금융이 현재 접촉 중인 보험사들과의 시너지 창출, 자본여력 등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롯데손보 본입찰 앞두고...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협의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25일 동양생명, 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 등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해당 보험사를 대상으로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며,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다.


이번 MOU는 이달 28일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노림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이 롯데손해보험뿐만 아니라 동양생명, ABL생명과도 인수를 위해 접촉 중인만큼 롯데손보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실사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일종의 '안전판'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동양생명은 작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295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달성한 알짜 보험사로 불리기 때문에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전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당초 우선순위였던 증권업 진출의 첫 단추를 꿰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과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전례가 있는 우리금융은 그간 보험보다는 증권업 진출이 우선이라고 밝혀 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2019년 지주사를 재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우리금융이 적극적으로 인수를 타진할 만한 우량 매물이 나오지 않은데다 증권업 전반적으로 몸값이 높아지면서 우리금융 입장에서 M&A를 모색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임 회장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직접 합병으로 증권업에 진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증권사를 인수하는데 투입하는 자금을 세이브하고, 증권업보다 인수 후순위였던 보험업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보험업, 은행업황 등락 보완...자본여력·시너지는 '신중론'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이 보험사 진출에 매진한 것은 최근 몇 년간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사가 효자로 떠오른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1분기 기준 KB금융지주 계열사별 순이익을 보면 KB국민은행(3895억원)에 이어 KB손해보험(2922억원), KB증권(1980억원), KB국민카드(1391억원) 순이다. 비은행 계열사 중 KB손해보험이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도 1분기 154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신한카드(1851억원)와 비은행부문에서 양강구도를 형성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 다음으로 카드사가 주력 계열사였지만, 현재는 간편결제사와의 경쟁으로 인해 증권업이나 손해보험사로 판도가 넘어간 지 오래됐다"며 “보험사는 고령화 등으로 요양산업 관련 상품 니즈가 있고, 증권업은 작년보다 올해 전망이 더 밝기 때문에 시장에 나온 매물을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니즈가 맞아떨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한편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자본여력, 보험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6%로, 은행지주 평균(112.2%)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출자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보통주자본비율(11.95%)과 총자본비율(15.81%)은 하나금융지주(보통주 12.89%·총자본 15.28%), 신한금융지주(13.09%·15.83%)보다 소폭 낮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리금융 자본비율이 피어그룹(비교대상그룹) 보다 낮고,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하향 압력도) 있을 수 있어 우려된다"며 “다만 통상 보험업종은 은행의 업황 사이클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M&A 결과나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A를 할 때는 인수하려는 회사의 기업문화, 급여체계, 기대수익률, 효용성, 자금조달 방법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수도 없이 많다"며 “우리금융이 현재 검토 중인 회사를 인수한 이후 물리적 통합, 화학적 통합을 어떻게 이룰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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