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16조원 넘게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2조원 넘게 늘어나며 가계대출 상승을 부추겼다.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금리를 높이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5조3415억원(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2조1526억원으로 한 달 새 5조8467억원(1.1%)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7781억원으로 2143억원(0.2%) 줄었다.
가계대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16조원 넘게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상반기 6개월 동안 16조1629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2.3%를 기록했다. 앞서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내외로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벌써 달성한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상반기 22조2604억원 늘었다. 증가률은 4.2% 수준이다. 반면 신용대출은 오히려 상반기 동안 3조7071억원(3.5%) 감소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정책자금 중심의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 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란 게 은행권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늘어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은 버팀목 대출이나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자금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중 신생아 특례대출은 연초에 수요가 몰리다 현재는 조금 주춤한 상태"라며 “7~8월 주택시장 비수기가 지나고 이사철에 접어드는 8월 말부터의 시장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나오고 있어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도 되살아나고 있어 하반기가 지날 수록 집값 상승이 본격화될 수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특히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금리 매력이 높아져 주택시장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금리 조정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세워두고 있고,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은 금리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를 조정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