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08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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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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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 포커스]與 당권주자들, 유정복 찾아 지지 호소...같은 잠룡들인데 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05 05:59

4일 한동훈·원희룡, 전날 나경원 방문...‘인천 발전에 보탬 되겠다’ 읍소
유 시장, “오직 당과 나라의 발전만을 생각하는 지도자가 돼 주길” 당부

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우)이 한동훈 당권후보(좌)와 함께하고 있다 제공=페북 캡처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기자 인천의 정치, 경제적 위상은 꽤 높다. 지리적으로는 수도권에 위치한데다, 인구도 300만명이 넘는 대도시이다. 경쟁력도 여타 도시들보다 더 우수하다. 더 큰 장점은 서울, 경기도와 함께 수도권의 3대 핵심축이란 데 있다.


하지만 인천은 수도권 내에서도 아주 성격이 독특한 도시라 할 수 있다. 나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춘 정체성 있는 도시로 인식된다. 시민들 가운데 많은 분이 인천을 고향으로 애인(愛仁)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점에서 급조된 신도시라기보다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인식할 만하다.


그 탓인지 인천의 정치색은 그동안 격랑의 연속이었다. 민선 시대에 들어서도 여야가 번 갈러 가며 수장이 교체되는 곳으로, 또 인천의 정치 정서가 전국의 판세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때도 이었다. 바꿔말하면 인천이 서해안을 따라가는 정치적 파급력의 시발점이자 또한 견인할 수가 있는 지리적 힘을 갖추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천에도 여야의 대표적인 잠룡들이 있다. '큰 인물론'이나 '대망론' 등이 인천 지역사회에 언제든지 있었다. 특히 이를 중심으로 지역 정치 세력들의 규합과 분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인천이 그만큼 우리 정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항상 높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지금도 여야를 대표할 수 있는 대권 주자인 잠룡들이 인천에 포진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계양구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것만 봐도 인천이 우리 정치사에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을 추측할 수 있다.




유정복

▲제공=페북 캡처

비단 이 전 대표 뿐만 아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잠재적인 여권의 잠룡 그룹에 속한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정설이다. 조금 성급한 추측이지만 언제든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정치적, 지역적인 역량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지역사회에서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큰 인물론'이 회자하면서 지역 정치권 물밑에서 서서히 꿈틀대고 있다. 현재 인천의 정치적 상황은 이렇다.


인천에 국민의 힘 유력 당권주자들이 연일 방문, 당심 잡기에 나서고 유 시장을 찾고 있다. 지난 4일 한동훈, 원희룡 후보가 잇따라 인천을 방문하고 유 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서는 나경원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인천과 유 시장을 방문하고 지지를 부탁했다.


이들 당권주자의 인천방문 의도는 뻔하다. 겉으론 당심 파악과 지지 호소 일 게다. 하지만 속으로는 정치적, 지역적 역량을 갖춘 지도자급의 응원과 지원을 원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들은 유 시장을 꼭 찾아 인사를 하고 서로 뜻깊은 말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그 내용은 알 수가 없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인천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돕겠다“는 의사만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유 시장과 한 후보와의 만남에서, 유 시장이 “당 대표가 되면 당원과 국민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라고 하자 한 후보는 “인천과 수도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당원들과 함께 찾아보고 거기에 대해서 신속하게 변화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하며 재차 지지를 요청했다.


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우)이 원희룡 당권후보(좌)와 두 손을 맞잡고 있다 제공=페북 캡처

같은 날 곧이어 원 후보도 인천시당 당원간담회에 이어 유 시장과 면담하며 인천 당심을 겨냥하고 지지를 읍소했다.


이 만남에서 유 시장은 원 후보에게 “20년 경험(정치)을 살려 제대로 잘할 것 같다"고 격려하자 “제가 인천 당협위원장이지만 선배로서 존경하고 배우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원 후보는 특히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면서 “여당이 대통령에 쓴소리는 하되 당을 쪼개는 데까지는 가지 말도록 갈등을 잘 관리하는 부분들이 필요하다"며 '당정 갈등'이 우려되는 한 후보를 우회적으로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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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우)이 나경원 당권후보와 함께 걷고 있다 제공=페북 캡처

하루 전인 지난 3일 인천을 찾은 나 후보도 유 시장을 찾았음은 물론이다. 이 만남에서 나 후보는 유 시장에게 “당 대표가 되면 GTX 등 인천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인천공항과 항만시설을 활용해 글로벌 톱텐 도시로 도약하는 데 유 시장과 같이 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후보는 그러면서 “유정복 시장이 출마했을 때 지원 유세를 열심히 왔던 걸 기억한다"면서 인연을 상기시키며 “공항과 항만을 갖춘 역동적 인천이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당 대표가 되면 GTX 등 유치에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유 시장은 이런 여 당권 주자들의 구애에 대해 짧은 메시지로 견해를 대신했다.


유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 나경원 후보에 이어 오늘은 한동훈 후보, 원희룡 후보가 시장실을 방문했다"면서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들인데, 부디 당 대표가 되면 오직 당과 나라의 발전만을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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