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가 대규모 적자에도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고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다수의 저축은행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과 연계한 신용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 사들은 파킹통장을 출시하거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고객들의 금융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29곳은 저축은행중앙회를 주축으로 최근 금융위원회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연계투자 허용' 관련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다.
해당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저축은행은 P2P업계의 기관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개인들이 온투업권에 신용대출을 신청하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가 신용평가모델(CSS)을 토대로 차주를 평가한 뒤 온투업체가 추천하는 고객에게 저축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현재도 온투업법상 금융기관 연계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금융사들은 건전성 규제, 대출규제와 같은 해당 업권법을 준수해야해 연계투자를 실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규제개선방안 중 하나로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를 허용하겠다고 예고했다.
대출한도는 채무자 대출금의 40%까지 가능하나, 저축은행 총 대출금액이 채무자 요청 금액의 40%가 넘을 경우 2개 이상의 저축은행이 안분 배분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실행한다.
해당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저축은행은 온투업계가 보유한 CSS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고객 모집 채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리스크 관리, 건전성 관리에도 긍정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P2P 업체는 자금조달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신용평가모델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향후 고객 데이터가 축적돼야 구체적인 성패 여부도 알 수 있겠지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사업을 본격화하면 저축은행과 온투업계가 모두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P2P금융 연계투자 허용 외에도 저축은행은 각 회사별로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고, 고객들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은 하루만 맡겨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OK파킹플렉스통장'을 리뉴얼했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 없이 500만원 이하 분에 대해서는 연 3.5%(세전)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뱅뱅 자동차담보 자동대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오는 8월부터 24시간 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영업시간을 확대한다. 해당 대출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3개워 만에 누적 대출액이 20억원을 돌파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2.1%포인트(p) 인하했다. 개인 신용대출보다 안전한 담보자산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고, 고객들에게 이자 경감 혜택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 확대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