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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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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논의만 ‘하세월’…근심 깊어지는 티빙-웨이브, 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15 15:08

양사, 지난해 12월부터 합병 공식화…7개월째 ‘지지부진’

넷플 대항마 목표 티빙·이용자 이탈 웨이브, 합병에 기대

티빙 웨이브

▲티빙·웨이브 로고. 각 사 제공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며 지지부진하다. 업계에선 티빙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부상하기 위해, 웨이브는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합병 카드를 우선순위로 꼽는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합병이 지연되며 양사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합병 의사를 밝힌 후 7개월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의 복잡한 주주 관계로 인해 합병 논의에 시일이 소요되는 분위기다.


티빙과 웨이브의 주요 주주는 10곳이 넘는다. 일부 주주들의 세부 사항에 대한 의견 차이로 최종 합의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체적인 합병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양사의 합병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예정대로라면 두 회사의 합병은 올 상반기 중 마무리됐어야 했다.


시장에선 양사의 합병이 속도를 내지 못하며 티빙과 웨이브 측도 마음이 조급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티빙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 OTT 공룡 넷플릭스에 대항할 동력을 얻는다는 계획에 제동이 걸린다.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될 경우 해당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기준 1000만명 선에 머물고 있는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을 수준이 되는 셈이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중계권을 잇따라 따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티빙 입장에서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웨이브와의 합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용자 이탈이 심화된 웨이브도 티빙과의 합병에 시선을 둘 수밖에 없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웨이브의 지난달 MAU는 432만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 때 500만명을 훌쩍 넘었던 이용자 수가 100만명가량 빠졌다.


웨이브는 출범 초기 지상파 3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장소·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다는 매력을 무기로 꾸준히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하지만 예능 외에는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양산하지 못하며 OTT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오는 11월 20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상환해야한다는 부담감까지 안고 있어 웨이브는 합병 후 CB 상환에 대한 기대감도 갖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티빙, 웨이브 모두) 플랫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합병을 바라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합병이 완료되고 통합 플랫폼이 출범할 경우 편의성 제고 측면에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콘텐츠 투자, 글로벌 진출 등의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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