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다녀온 경기 평택 소재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 팩토리 확산 센터(SFAC, Smart Factory Acceleration Center)'에서는 공장 기획·설계·구축·운영 등 전 단계에 적용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지난 66년 간 공장 설계·구축·운영을 해왔고, 최근 10년 새 77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제조 데이터·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노하우라는 무형 자산을 일종의 아이템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B존 2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있던 SFAC에서는 △생산 시스템 설계·운영 △설비·공정 관리 △검사·품질 △가상 제품 개발 △환경·에너지 △로봇 자동화 등 각종 솔루션을 살펴봤다.
LG전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응용해 가상 공장을 모사한 시뮬레이션인 '프리즘(PRoduction Innovation by System Modeling)'을 직접 개발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생산 시설 전체를 설계하거나 증설 또는 생산성 향상에 활용한다는 설명도 들었다.
우선 SFAC A에서는 제품 출고·무인 자동 운반 장치(AGV)·컨베이어·자동 창고 등 활용 중인 물류 시스템들의 혼잡도를 분석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원 수 산출까지 제공하는 기능을 확인했다. 또 10분 후의 상황을 30초 간격으로 예측해 생산 지연 등의 문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LG전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의 상품 가치는 충분해보였다.
신준현 LG전자 팀장은 “프리즘을 통해서는 공장 곳곳의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며 “현장 곳곳의 AI 시스템이 설비의 결함을 감지하면 전광판을 통해 상황을 알 수 있게 되고, 곧바로 조치에 나설 수 있어 생산성 제고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전지에 쓰이는 전극을 만드는 '노칭' 작업 중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AI 카메라가 모니터에 느낌표(!)를 띄워줬고, 데이터 베이스(DB)에 근거해 해결책을 찾아주고 조치 결과에 대한 리포트와 현장 매뉴얼도 줄줄이 나왔다.
“N6호에서 호이스트 이상 알림으로 장비 부동이 발생함. 제어 인원 점검 요청함."이라고 신 팀장이 육성 명령을 내리자 거대 언어 모델(LLM)이 작동하는 등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 가치가 돋보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사망 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 구속까지 가능케 해 산업계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AI와 영상 기술을 결합한 이상 감지 솔루션 '프라이 캠(PRAI-CAM)'은 안전모·조끼를 미착용한 사람에 대해서 경고를 날려 위험한 작업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도록 거르는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SFAC B에서는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운영 체제(OS)를 탑재한 여러 로봇 솔루션을 만나봤다.
택배·자재 등이 오가는 물류 창고는 넓은 면적을 수반하고 무거운 물건들도 수용해야 해 인력으로 입출고 등의 업무 처리를 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LG전자는 유연성·안전성·이동성을 갖춘 로봇 자동화 플랫폼인 '플렉스(FLEX) RPS'를 개발해냈다.
또 이와 연계해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하는 '자율 주행 이동 로봇(AMR)'이 이동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주행 테스트를 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공장 환경이 제각각일 것을 가정해 LG전자는 거울을 설치해 빛 반사와 좁은 통로에서도 AMR이 정확하게 작동하는지도 검증하고 있어 기술에 대한 신뢰를 보낼 수 있었다.
로봇 팔을 단 제품도 있어 이동형 소형 생산 기지 같았다. 또 초저상형 AMR을 개발하는 등 고객 수요에 맞춰가겠다는 경영진의 다짐에서 AI와 로봇 사업에 대한 LG전자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한편 초저상형 AMR이 에너지원 용량의 문제로 운용상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은 “일정 부분 사실이겠지만 급속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로 대응해 쉼 없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