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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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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국민은행장, 추가 임기 부여받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2 16:28

KB금융 회장-이사회-내부 구성원 ‘3중 신뢰’
ELS 손실사태 책임론 무관...세대교체 상징성

금감원, 지배구조 개선-CEO 선임절차 관리 주문
추가 연임시 다음 행보도 관심

이재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 사실상 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근 행장은 KB금융지주 현직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데다 타행과 달리 내부통제 부실, 금융사고 등 책임 측면에서도 무게감이 크지 않아 사실상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나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전후로 그룹의 부회장직제가 폐지되면서 성과가 양호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등용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 만큼 국민은행장의 연임을 통해 조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통해 CEO 후보군 관리, 육성부터 최종 선정까지를 포괄하는 종합적, 체계적 승계계획을 마련하고 문서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B금융, 임기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 착수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2022년 1월 취임 이후 2년의 임기와 1년의 추가 임기를 거쳐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은행 CEO에 대해 최소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각 단계별로 면밀하게 평가, 검증하라고 주문했다.


이 행장은 전현직 회장과 내부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재근 행장은 윤종규 전 회장 재임 당시 국민은행장에 올랐고, 작년 12월 양종희 회장 취임 직후 1년 연임에 성공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룹 내부에서도 차기 행장은 당연히 이 행장이 돼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실적 면에서도 이 행장이 연임할 이유는 충분하다. 국민은행 순이익은 이 행장 취임 직전인 2021년 2조5908억원에서 취임 후인 2022년 2조9960억원, 2023년 3조2615억원으로 성장세다. 올해 1분기의 경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 8620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3895억원(-58.2%) 급감했지만, 2분기 다시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성과 외에도 이 행장은 노사관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행장은) 전임 행장 시절 절충안을 찾지 못한 디테일한 복지제도도 꼼꼼히 챙기며 많은 부분에서 노사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연임하지 않겠나"고 했다.




특히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행장 재임 기간 ELS 손실 사태 등의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그룹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고들이 이 행장 거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KB금융이 작년 ELS 손실 사태가 불거지기 전후로 이 행장에 대한 연임을 결정한 것은 사실상 금융사고에 대해 이 행장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간주됐다. 이번에 은행권에서 문제가 된 상품은 주로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ELS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021년 2월 암 보험 진단금을 정기예금에 예치하러 온 고객에게 ELT를 권유한 국민은행에 손해액의 60%를 배상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믿고 보는 이재근 행장...다음 행보도 주목

KB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금감원이 최근 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사고를 거론하며 이사회의 역할을 당부한 것은 앞선 사고와도 무관치 않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달 12일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등 은행권 이사회 의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앞으로 CEO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모범관행에 따라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 및 평가 등에 관한 기준을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다음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2+1+1년의 임기를 지내고 부회장직에 오른 후 퇴임한 전례에 비춰볼 때 이 행장에 남은 1년은 향후 거취를 가늠할 수 있는 기간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KB금융이 부회장을 폐지하면서 계열사 CEO가 그룹 내부에서 그립감을 유지할 수 있는 관문이 사라졌지만, 양 회장의 신임도에 따라 그룹 내 요직으로 추가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한 고위급 관계자는 “부코핀 손실, ELS 사태 등에 대해 이 행장은 직접적인 책임 소재에 포함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KB금융은 (이 원장 발언 이후로) 금융지주사들이 부회장을 운영하기 어려워진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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