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규빈

kevinpark@ekn.kr

박규빈기자 기사모음




대한항공, 친환경기로 녹색 날갯짓…탄소 배출량 30%↓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3 14:28

2034년까지 777-9 등 신형 여객기 203대 도입 예정

‘첨단 연료 관리 시스템’ 도입, 협의·협력 관계 재정비

SAF 활성화 차원서 정부·현대오일뱅크와 적극 협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이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과 777-9 20대·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 각서(MOU)를 체결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산업군을 불문하고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고효율 항공기 도입과 친환경 기술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 보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운송기구(ICAO)는 '2050 탄소 중립' 결의안에 따라 세계 각국 항공사들에 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IATA는 글로벌 항공업계가 탄소 중립 차원에서 2050년까지 감축해야 할 누적 탄소 배출량은 약 21조2000t이라고 발표했다. ICAO는 세계 최초로 항공업계에 도입된 글로벌 탄소 규제인 '국제 항공 탄소 상쇄 제도(CORSIA)'를 2019년부터 적용해 항공사들로 하여금 기준 연도 대비 초과한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할 의무를 지도록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2년 10월 “항공업계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2.5%에 불과하지만 고고도에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연비가 우수한 신형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환경 규제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34년까지 △A321neo 50대 △737-8 30대 △B787-9 10대 △B787-10 50대 △A350-900·1000 33대 △777-9 20대 등 총 203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시에 기령 20년을 초과한 '경년 항공기' A330 6대와 777-200ER 6대 등은 순차적으로 송출해 보유 항공기 현대화를 이뤄내고 있다.


대한항공이 도입할 보잉 777-9 렌더링 이미지.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도입할 보잉 777-9 렌더링 이미지. 사진=대한항공 제공

777 계열 항공기 중 최신형인 777-9은 해당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항공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탄소 복합 소재로 구성된 날개는 기존 777 계열기 대비 더욱 길어져 연료 효율이 10% 이상 좋아졌다. 787-10은 현존 787-9 대비 승객과 화물을 15% 더 실어나를 수 있고 연료 효율성 역시 기존 777-200보다도 25% 이상 향상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신 여객기들은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탄소 배출량을 20~25%까지 감축할 수 있어 저탄소 비행에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여객기 기준 작년 대한항공의 유상 운송량당 탄소 배출량은 91.55kgCO2/100RTK로 전년 대비 9.86%, 2021년에 비하면 30.52% 감소했다. 또 온실 가스 배출 총량은 코로나 19가 본격 창궐하기 이전인 2019년에는 직접·간접·기타 간접 방식을 모두 포함해 1624만5436t이었으나 작년에는 1447만6917t으로 10.89% 줄었다.


연료비는 항공사 운영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연료 소모와 비례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의 환경 영향도 상당해 균형 잡힌 탑재 계획 수립과 효율적인 소모량 관리는 항공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친환경 운항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연료 관리 조직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 4월 첨단 연료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관 부문간 유기적인 협의·협력 관계를 재정비했다.


비행 준비 단계에서는 운항 중량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통해 편차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소에 대한 정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안전과 경제 운항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 최적의 대체 공항을 선정한다. 불필요한 추가 연료 탑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엔진 물세척 등 항공기 성능 개선을 위한 정비 과제와 지상 전력 공급 장치(GPS·GPU) 활용 확대 등을 통한 지상 대기 중 연료 소모 최소화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대한항공은 작년 탄소 배출량 약 25만7000톤을 절감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 현대오일뱅크

▲대한항공은 2021년 6월 30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 항공유 제조·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항공업은 특성상 에너지 탈(脫)탄소화가 어려운 업종이기 때문에 친환경 기술 도입을 통한 탄소 감축 비중이 높다. 특히 수소·전기 항공기나 탄소 포집·활용(CCUS) 기술 개발은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그런 만큼 업계의 누적 탄소 배출량의 약 65%는 폐 식용유·농업 부산물·폐기물 등의 원료로 만든 친환경 대체 연료인 '지속 가능 항공유(SAF)'를 통해 감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은 생산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해결하고 국내 항공업계 SAF 활성화를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고, 정부 주관 '친환경 바이오 연료 활성화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프랑스 파리발 인천 노선 운항편에는 SAF를 주입하고 있다.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화물 컨테이너는 기성품 대비 60kg 가벼운 제품으로 전환했고, 전자 항공 운송장(e-AWB) 의무 시행·기내 서비스 용품 재질 변경·노후 기내 구명복 업사이클링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보잉·에어버스에 탄소 복합 소재를 적용한 여객기 구조물을 납품해 연료 효율 개선 노력을 기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과 함께하는 고효율 연료 관리를 모토로 이행 중인 다양한 과제를 발전시키고, 숨어있는 과제를 발굴하는데 멈추지 않겠다"며 “각 부문의 유기적인 협력에 기반한 친환경 문화 정착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