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규빈

kevinpark@ekn.kr

박규빈기자 기사모음




[종합] SK하이닉스, 2Q 영업익 5.5조원 ‘어닝 서프라이즈’…HBM이 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5 08:48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호조세에 환율 효과 덕
S&P “HBM3E 수율 80%…향후 2년 매출 선두”

SK하이닉스가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증가세와 더불어 D램·낸드 판가 오름세에 역대급 실적을 냈다.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가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 순이익은 4조12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3%, 순이익률은 25%다.


이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기존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웃돈다. 영업이익 또한 대폭 늘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 5조5739억원과 3분기 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 실적을 이뤄낸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낸드 제품 전반에 걸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1분기 대비 매출 32%가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더불어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호조세에 환율 효과도 더해져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10%p 올라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분석. 자료=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영업이익 분석. 자료=SK하이닉스 제공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HBM 효과에 낸드 가격 상승 폭과 출하량이 기대치보다 커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뤄졌다.




D램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이 본격화 된 5세대 HBM인 HBM3E와 서버향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커졌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보다 80%,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낸드는 eSSD·모바일용 제품 위주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eSSD 분야 매출액은 1분기보다 약 50% 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랠리 지속세에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주요 제품군 설명. 자료=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주요 제품군 설명. 자료=SK하이닉스 제공

하반기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 속에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 지원 신형 PC와 모바일 제품군 출하에 따라 이에 탑재될 고성능 메모리 판매에 힘입어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 역시 완연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이 지난해보다 75% 가량 늘어 907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HBM은 올해 D램 출하량 중 5%,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HBM3E 수율은 80% 수준에 가까워져 경쟁사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또한 “SK하이닉스가 향후 1∼2년 간 매출 1위 자리를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흐름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한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중으로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용량 256GB 서버용 제품을 공급 중인 DDR5 분야에서도 하반기 중 32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을 내놔 경쟁 우위를 다져간다는 입장이다.


MCRDIMM(Multiplexer Combined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은 복수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이다. 모듈 기본 정보 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가 향상된 제품을 의미한다.


낸드 분야에서도 수요 증가세가 확연한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60TB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이끌어 나가 eSSD 매출은 지난해의 4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낸드 제품군 전반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선보여 실적 상승 곡선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본격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이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응하고자 최근 착공한 청주 M15X를 건립하고 있고, 내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잡아뒀다. 이 외에도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자본지출(CAPEX)은 연초 계획 대비 증가할 수 있지만 고객 수요·수익성을 면밀히 분석해 투자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이를 영업 현금 흐름 범위 내에서 집행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 아래 2분기 중 필수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회사는 1분기보다 4조3000억원 상당의 차입금을 절감했다"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 기업의 지위를 더욱 굳혀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여의도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줄상향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에 대한 SK하이닉스의 HBM3E 본격 공급은 올해 4분기 초로 예상한다"며 “연간 영업이익은 HBM 효과 덕에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2018년의 20조8000억원을 웃도는 23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