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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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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지구’에 에어컨 풀가동…글로벌 전력수요 빠르게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5 13:32

국제에너지기구, 올해 글로벌 전력수요 4.2% 증가 전망

미 텍사스 전력수요 13% 급증, 멕시코 냉방수요로 블랙아웃

우리나라도 40도 육박, 산업용 수요 없는 일요일 82.69GW 피크 발생

올해와 내년 글로벌 전력 수요 예상.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올해와 내년 글로벌 전력 수요 예상.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지금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구 온도가 계속 오르면서 냉방전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전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해 매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력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력 수요는 전년보다 4.2% 증가한 2만9085테라와트시(TWh)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은 올해보다 4.1% 증가한 3만267TWh로 예상된다.


올해 기준 대륙별 예상 전력수요는 아시아태평양 1만5435TWh(전년비 5.6% 증가), 아메리카 6523TWh(3.1% 증가), 유럽 3667TWh(2% 증가), 유라시아 1369TWh(1.6% 증가), 중동 1292TWh(2.8% 증가), 아프리카 800TWh(4% 증가)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9882TWh(6.5% 증가)로 압도적으로 많고 이어 미국 4392TWh(3% 증가), 유럽연합 2623TWh(1.7% 증가) 순이다.


올해 기준 예상 원별 발전량은 원전 2805TWh(전년비 1.6% 증가), 석탄 1만771TWh(0.8% 증가), 가스 6652TWh(1.2% 증가), 재생에너지 1만17TWh(11.8%)이다. 내년 예상 원별 발전량 증가율은 원전 3.5%, 석탄 -0.7%, 가스 0.6%, 재생에너지 12%이다.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 발전량이 둔화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늘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다소 증가한 137억5400만tCO₂(전년비 0.5% 증가), 내년에는 소폭 감소한 136억6300만tCO₂(-0.7%)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전력 수요 증가는 강력한 경제성장, 글로벌 폭염, 전기차 보급, 데이터센터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경제성장, 전기차, 데이터센터는 인간의 행위로 발생한 것이고, 글로벌 폭염은 인간의 행위에 대한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분석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연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수준(1850~1900년) 대비 섭씨 1.45도(±0.12도 오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다드 우주연구소(NASA GISS) 등 6개 기관의 전 세계 해양 네트워크 관측 및 선박·부표의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수치다.


특히 WMO는 이러한 상승 속도라면 2027년에 66%의 확률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1.5도는 파리기후협정에서 전 세계가 합의한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이다. 즉 1.5도를 넘으면 지구에 홍수, 가뭄, 폭염 등 심각한 자연재난이 닥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가 폭염에 휩싸이면서 냉방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는 올해 5월 냉방 수요로 인해 전체 전력수요가 전년보다 13% 증가한 77GW를 기록했다. 멕시코에서도 5월에 섭씨 50도(℃)가 넘는 기온으로 인해 전력공급이 끊기는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이밖에 칠레,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베트남, 호주, 차드, 말리 등에서도 폭염으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중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인구 수를 기록한 인도에서는 지난 5월말 수도 뉴델리의 기온이 49도까지 치솟으면서 일일 250GW 사상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다. 여기에 산업용 수요까지 겹쳐 올해 수요는 작년보다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기온으로 냉방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9시 55분에 전력피크 82.69GW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9번째 최대 전력피크인 2020년 1월 16일 82.35GW를 넘어선 수준이다. 일요일은 산업용 및 상업용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가정용 수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볼때 폭염으로 인해 냉방 가동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케이스케 사다모리 IEA 에너지 마켓 및 보안 책임자는 “올해와 내년의 세계 전기 수요 증가는 지난 20년 중 가장 빠른 속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경제에서 전기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극심한 폭염의 영향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전력 공급에서 청정에너지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국제 에너지 및 기후 목표를 충족하려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야 한다"며 “또한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제공하기 위해 전력망을 강화하고, 전력 시스템에 대한 냉방 수요 증가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 표준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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