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2분기 실적이 선방하며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르면 3분기에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앞서 이석준 회장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놓고 갈등이 부각된 데다,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도 떠오르며 두 수장의 연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행장은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취임해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2+1' 임기가 가능하기에 추가로 1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을 수는 있지만, 이번에는 연임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면에서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2분기에만 순이익이 1조102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1조원이 넘는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45.3% 증가한 규모다. 농업인·농업·농촌 지원 등의 명목으로 농협 계열사가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은 상반기 기준 1조9687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도 순이익이 개선되며 농협금융 실적을 떠받쳤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2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2분기 순이익이 84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 확대됐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상반기 순이익은 1조3686억원 규모다.
단 농협금융이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시행 후 처음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나선다는 점에서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현재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경영승계절차를 기존 45일 전에서 3개월 전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내규를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이달 내규가 변경되면 9월부터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농협금융-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두고 금감원이 문제를 제기해 지배구조 개선을 앞두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20일부터 6주간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에 대한 고강도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지배구조를 자세히 들여다 봤다. 금감원은 이르면 3분기에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개선안에는 농협중앙회와 연계된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여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수장의 연임보다는 새 인물을 선임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석준 회장은 올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취임한 후 NH투자증권 CEO 선임을 두고 중앙회와 갈등이 생겨 임기 후에는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언급돼 왔다. 농협은행에서 배임 사고와 같은 잇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초 농협은행에서 100억원대의 배임 사고가 발생했고, 금융감독원 현장 검사에서 금융사고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은행의 내부통제 허점이 드러났다. 농협은행장은 물론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도 책임을 물어 수장 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금의 지배구조 아래에서 농협금융 회장들이 2+1 임기를 받아 연임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석준 회장이 추가로 연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